[주간금융] 탄핵 정국 속 '롤러코스터' 탄 코스피·코스닥

가상자산 무브먼트·매직에덴, 신규 상장 첫 거래부터 차질
이호정 기자 김준하 기자 2024-12-14 13:15:53
국내 경제가 '탄핵 정국'의 태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시계제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경제 정책은 사실상 실종됐고,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 한주(9~13일) 동안 발생했던 금융업계 주요 이슈를 종합 정리했다. <편집자주> 

◆ 탄핵 정국 속 ‘롤러코스터’ 탄 코스피·코스닥…13일 코스피 잠시 2500 기록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에서 부결된 이후 월요일 국내 증시가 급락했으나,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9일 장중 각각 52주 최저치인 2360.18과 627.0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4거래일 연속 오르며 13일 각각 2494.46, 693.7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24분쯤 2500.32를 기록하며 잠시 2500을 넘어서기도 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도, 기관의 순매수가 대비됐다. 9일부터 13일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7687억원, 340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1조6238억원 순매수했다. 기관 중에서 연기금 등이 8704억원, 금융투자 부문에서 3469억원을 순매수했다.

◆ 금감원, 현대차증권 2000억원 유상증자에 “정정 요구”

금융감독원이 12일 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증권이 지난달 27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정지됐다. 현대차증권이 3개월 안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유상증자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달 26일 현대차증권은 시설자금 등 약 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시설투자, 채무상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유상증자 계획이 불확실해졌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해 늘어나는 자기자본으로 밸류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개인투자자 중 유상증자를 비판하는 이도 있다. 온라인 상에서 “유상증자는 밸류업에 반하는 행위”, “배당을 위해 큰돈을 투자한 소액주주에게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없어 주식가치가 희석될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 금융당국, ‘제4인터넷은행’ 심사 기준 발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2일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를 이을 ‘제4인터넷은행’에 대한 공식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핵심 평가 기준으로 ‘혁신적 사업모델’과 ‘포용금융’을 꼽았다. 지속가능한 자본력을 갖췄는지, 지속가능한 자본력 보유 여부와 서민·중저신용자 대상 금융서비스 제공 계획 등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설명회에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 3사가 약속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새로운 사업자는 지속가능성과 실현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인가 신청 접수는 내년 1분기에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19일 구체적인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2일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김준하 기자


◆메리츠화재,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메리츠화재가 9일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자금 지원 요청액과 계약 이행 능력을 충족한 메리츠화재를 대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수의계약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MG손해보험은 지급여력비율(K-ICS)이 올해 6월 말 기준 44.4%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에 못 미친다.

MG손해보험은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세 차례 매각에 실패했으나 이번에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메리츠화재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과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지연 문제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11일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메리츠화재는 "실사와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인수 의지를 보였다. 예금보험공사는 계약자 보호와 예금보험기금 손실 최소화를 목표로 매각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이호정 기자

◆무브먼트·매직에덴 거래 잇단 차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신규 상장된 무브먼트(MOVE)와 매직에덴(ME)의 거래가 첫날부터 혼란을 일으켰다. 

무브먼트의 경우 업비트와 빗썸이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당초 9일 오후로 예정됐던 거래 개시를 10일로 연기했다. 코인원에서는 가격이 초반에 200원대에서 99만8500원까지 폭등한 후 5000원대로 급락해 시장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매직에덴은 업비트에선 거래 지원 지연 문제, 빗썸에서는 출금 처리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자체 플랫폼에서는 에어드랍 방식으로 토큰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와 기술적 오류로 사용자 불편이 심화됐다.

◆ 업비트, 가상자산 원화 시장 점유율 78% 돌파

가상자산 시장 분석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가상자산 원화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5일 56.5%에서 이달 7일 78.2%로 상승하며 빗썸의 점유율(41.2%→19.3%)을 크게 앞질렀다. 코빗과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는 점유율 0~1%에 그쳤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5% 증가한 반면 빗썸의 당기순이익은 243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업비트는 UX·UI 개선, 보안 강화 등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으며, 빗썸은 다양한 제휴 마케팅으로 거래 경험 개선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업비트의 점유율 상승으로 인한 독과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점검할 계획이다.

김준하 기자 guyblue@smartfn.co.kr
이호정 기자 hj.lee@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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