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신증권, 라임펀드 투자금 100% 반환하라"…라임 피해자들 첫 승소

대신증권, 사기적 부정 거래 혐의로 형사 재판 넘겨지기도
정우성 기자 2022-04-28 15:11:54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대신증권
대신증권
대신증권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전부 반환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6민사부(합의부)는 28일 원고인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 투자금 전액인 100% 반환 판결을 선고했다.

지난 2020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신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소가 제기된 뒤 2년 2개월 만에 나온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15027)이다.

이 소송은 증권사를 상대로 제기한 라임 펀드 사태 최초의 민사소송이다. 대신증권은 김앤장을 선임해 공방을 이어갔지만 패소했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대신증권에 라임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액의 최대 80%까지 배상하라고 권고한 것보다 높은 비율을 인정한 판결이다.

당시 대신증권은 "높은 수준의 배상 비율에도 빠른 신뢰 회복과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수용을 전격 결정했다. 해당 라임펀드에 가입한 다른 고객들도 자율 조정을 거쳐 신속하게 배상받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받아들였다.

원고 측은 라임 사태 직후 김한석씨와 대신증권 장영준 센터장의 녹취가 담긴 녹취파일을 언론에 제보해 라임사태의 심각성을 일반 국민들에게 알렸으며 곧바로 원고들을 대리해 대신증권과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지점 센터장을 특정 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 거래 행위로 고소장을 작성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실제 장 전 센터장과 대신증권이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사기적 부정 거래 행위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재용씨와 김한석씨
이재용씨와 김한석씨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대표 변호사는 "검찰 역사상 금융기관과 판매 직원에 대한 사기적 부정 거래 행위를 적용한 최초의 기소로, 장영준 센터장은 공판 과정에서 치열하게 무죄를 다투었으나 징역 2년의 유죄판결이 선고된 후 항소심에서 장영준 센터장의 항소가 기각돼 유죄가 확정되기에 이르렀다"면서 "대신증권(법인)에 대해 자본시장법상의 양벌규정으로 기소가 이루어진 것 역시 대한민국 금융 역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불완전판매 사건의 소송은 투자자가 그 불법성을 모두 증명해야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 심지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상대방 대형 로펌을 내세운 골리앗을 상대해야 하는 힘든 싸움"이라면서 "여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형사사건 기소와 처벌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민사판결의 승소 역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당시 증권범죄합수단의 적극적인 수사와 과감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적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범죄합수단이 해체된 이후 각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에 대한 남부지검의 수사는 지지부진하게 됐고, 사기 혐의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지 않은 상태다.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자 대책위 공동대표는 이와 관련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투자자가 증권사나 은행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투자자가 승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설사 승소하더라도 과실상계 법리를 통해 손해배상의 비율이 감경돼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면서 "1심에서 일부 승소하더라도 증권사는 항소심에서 여러 대형 로펌을 선임해 융단폭격을 가하기 때문에 그 손해배상 비율이 더 낮아지거나 기각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착오를 이유로 펀드 계약 취소가 인정된 사례는 역사상 단 1건(항공 펀드 사건)이 존재하는데, 사기를 이유로 취소가 인정된 예는 단 1건도 없었다"면서 "라임 펀드 사건 첫 승소는 대한민국 금융 역사상 최초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정철 변호사
김정철 변호사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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