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종천 전 목사 검찰 수사 안 끝났다…노회 변경은 총회 헌법 ‘위반’

검찰, ‘횡령’ 등 4개 혐의 보완 지시…현재진행형 수사
권순웅 등 과거 총회, 충남노회 폐지‧방치 역효과 ‘후폭풍’
김종천 전 목사 ‘목사 지위’ 재판 시간 끌며 서수원노회 불법 가입
고진현 기자 2024-11-27 15:13:19
[스마트에프엔=고진현 기자] 신도들의 헌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충남 천안중부교회 김종천 전 목사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전 목사에 대한 수사는 경찰에 의해 무혐의 종결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고소인 측에 확인한 결과 검찰의 보완 수사 결정에 따라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김 전 목사는 과거 담임목사 재직 당시 교인의 건축헌금과 복지재단 비용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횡령’ 혐의 2건을 비롯해 목회활동비 ‘부당’ 지출 의혹, ‘사문서위조’ 등 총 4건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전 목사에게 ‘면직 및 제명’ 처분한 충남노회 결정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원소속이었던 충남노회가 폐지된 틈을 타 서수원노회에 가입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김 전 목사가 총회의 충남노회 폐지 결정을 악용해 벌인 일들이다. 충남노회 제명 결정의 효력을 문제 삼으며, 충청도 지역 교회를 경기 지역 노회에 가입시키고, 자신의 목사 지위를 한시적으로 유효화해 천안중부교회를 손아귀에 쥐려는 목적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회를 이 같이 변경하는 것은 대한예수교총회(합동) 헌법과는 부합하지 않는 ‘위헌’ 행위이다. 또 내년 1월로 연기된 ‘목사 지위’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시간 끌기 ‘꼼수’로도 보인다.

천안중부교회 전경.

◆김 전 목사 고소한 정광호 장로 측 “무혐의 아니라, 증거불충분…보완 수사 중”

27일 스마트에프엔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목사를 고소한 측인 정광호 장로는 통화에서 김 전 목사에 대한 수사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정씨는 “지금 4건의 혐의가 경찰과 검찰에서 계속 ‘핑퐁게임’ 식이 되고 있다”며 “검찰에서 두 차례 보완 수사 지시가 내려갔다”고 밝혔다.

정씨가 주장하는 김 전 목사의 혐의는 총 5건이다. ‘건축헌금’ 목적으로 받은 200만원을 헌금으로 신고하지 않다가 문제가 되자 되돌려 준 사건과 목회활동비 조로 8000여만원을 사용했으나 증빙하지 않은 건, 신아원이란 복지시설에 헌금 목적으로 교회 돈을 사용했으나 당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은행 대출을 위해 문서를 꾸민 건 등 4건과 경조사비를 부풀려 사익을 챙겼다는 1건 등이다.

정씨의 설명은 후술된 1건만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전술한 4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는 얘기다. 정씨 측이 고소장에 적시한 경찰의 수사결과보고서에는 해당 4건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렸을 뿐 무혐의라고 적시하지 않았다.

천안중부교회 신도들이 지난해 8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권순웅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주다산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횡령’ 혐의에도 ‘충남노회 폐지’ 악용 ‘담임 목사’ 복귀 노려

김 전 목사는 신도들과의 불화 문제로 2022년 3월31일 충남노회로부터 ‘면직’ 판결을 받았고, 2023년 노회로부터 2차로 ‘면직’과 ‘제명’ 처분을 받았다. 2023년 3월19일 새롭게 파송된 당회장이 주재한 공동의회에서 해임 결의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목사지위’에 관한 민사 소송을 제기한 뒤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천안중부교회는 문용권 원로 목사와 김 전 목사 측으로 나뉘어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 전 목사의 혐의는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암 투병 뒤 소천한 한 신도의 부인이 교회에 납부해달라고 맡긴 건축헌금 200만원에 대해 교회 주보에 적시하지 않았고, 헌금함에 직접 넣었다고 진술했으나, 감사 과정에서 CCTV를 확인한 결과 헌금함에 넣는 장면은 존재하지 않았다. 신도들의 헌금을 사적으로 챙긴 데 이어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거짓말까지 하면서 목회자로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행태로 일관했던 것이다.

이뿐 아니라, 고소인 측의 주장에 따르면 2021년 1월 자신이 운영위원장인 아동복지시설 신아원에 돈을 송금하는 건에 대해 당회에서 부결 처리되었음에도 선교목적헌금으로 1000만원을 임의로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18년 11월 농협 대출과 관련, 당회의록, 제직회의록 등을 무단으로 위조한 혐의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밖에 2017년 6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 46회에 걸쳐 합계 8740만원에 대해 목회활동비 명목으로 사용했으나,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총회는 2023년 3월 ‘사회소송대응시행세칙’에 의거해 충남노회 정기회측(노회장 고영국 목사, 서기 이상규 목사)에 의해 충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소집권을 부여한 뒤 김 전 목사를 면직 처분했다. 그러나 2023년 총회(총회장 권순웅 목사)와 2024년 총회(총회장 오정호)에서 충남노회 폐지 결정이 이뤄진 뒤 김 전 목사는 노회의 부존재를 근거로 과거 면직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는 김 목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충남노회는 정기회 측과 속회 측 갈등으로 노회 기능을 상실한 뒤 총회의 개입 없이 공전하고 있다. 김 전 목사는 이 같은 상황을 역이용해 노회를 변경하는 꼼수를 통해 천안중부교회 담임 목사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총회의 무능과 ‘비리’ 혐의 목회자의 ‘꼼수’ 의도가 결합해 애꿎은 신도들이 모은 헌금과 교회 자산이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고진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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