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선거 앞둔 KG모빌리티···노·사 연이은 비리 수사에 설왕설래

조합원, “자성과 청렴 이행의 각오로 선거 치러야”
배민구 기자 2024-11-20 14:31:54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과 자율주행 등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며 격변하는 시장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사이, 경영 정상화에 갈 길 바쁜 KG모빌리티가 일부 임직원과 노조 간부들의 횡령과 배임수재 등 각종 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 2일 치러질 KG모빌리티 제16대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비리 연루 의혹’ 공방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도 대두된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청렴 이행의 각오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정문.    /사진=배민구 기자

지난 3월19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당시 KG모빌리티 정용원 대표와 총무팀 전·현직 임직원들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 KG모빌리티 평택공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 대표는 대표직에서 사임했고 관련 임직원들은 휴직한 상태다.

청소용역과 경비용역, 광고 계약 등 KG모빌리티가 과거 체결한 용역계약 과정에서 용역비 일부를 임직원들이 리베이트로 받은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4월11일에는 KG모빌리티 도장1팀과 2팀의 기계설비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내도급업체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서울청 반부패수사대가 전 노조위원장 A씨와 간부 B씨 등을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서다. 경찰은 수천만원 상당의 금액이 업체로부터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의 비리 수사와 관련해 KG모빌리티 측은 ‘쌍용자동차 시절 발생한 개인의 부정비리 의혹’이라고 일축하며 KG모빌리티와 선을 긋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연이어 진행 중인 노조 간부 비위 사건에 대해서도 회사 측 입장은 대동소이하다.

이 회사 법무팀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 곧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저희들한테 제공된 정보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달 17일자로 발행된 KG모빌리티노동조합 소식지에는 노조 간부의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정황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로 특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날 일 없다. 검찰은 혐의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혐의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의혹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이 사건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이 회사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이번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C씨와 측근 D씨에 대한 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C씨 배우자와 D씨가 각각 운영하는 식당에 회삿돈으로 에어컨이 설치됐다는 주장이다. C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조사 중인 B씨가 노조 간부를 역임할 당시 위원장이었던 인물이다.

C씨는 노조 간부의 배임수재 혐의 사건에 대해 “진행 중인 경찰 수사는 나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식당에 무상으로 설치됐다는 에어컨과 관련해 “유언비어이자 억측으로 혼탁선거를 조장하는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노조 위원장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벌어지는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계속되면 수사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위원장 선거가 자격논란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 노동조합원은 “현재 노동조합 간부 2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C후보가 위원장이던 시절에 고용안정실장을 맡았었다”면서 “위원장 선거에서 C후보가 돼도 문제고 다른 사람이 돼도 여파가 있다. 조합원 전체가 자성과 청렴 이행의 각오로 선거를 치르지 않으면 노동조합은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구 기자 mkbae12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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