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대통령실 "특검법 철회돼야"

김성원 기자 2024-07-09 15:00:37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 하와이 현지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어제(8일)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며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또 "다시 한번 순직 해병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국회에 법률안 재의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8번째이며, 법안 수로는 15건째다.

앞서 한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의결하기 전 "위헌에 위헌을 더한 특검법은 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국무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본 법안의 추진 목적은 사건의 진상 규명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는 프레임을 덧씌우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지 실로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병대 1사단 7여단장 등 사고 당시 현장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기로 했다.

다만,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간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인정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배제하라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경찰은 핵심 피의자였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불송치했다. 하급 간부 2명도 불송치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오면 재표결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 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채상병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이 기어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민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면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와 연결돼 있다. 대한민국 청년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대한민국 모든 청년과 전면전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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