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0.25%p↑…2007년 이후 최고 수준
2023-02-02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중‧일 동북아 주요 3국의 화폐가치가 나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각 국 금융기관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종가 기준 환율은 전일(1336.90원) 대비 2.50원 오른 1342.00원에 마감됐다. 지난 5월17일 기록한 원·달러 환율 연고점(1343.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 달 전만해도 1200원 중반대였던 환율은 지난 4일 1300원선을 돌파, 이후 열흘 만에 1340원대에 진입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으로 지난달 18일 종가 기준 1260.40원으로 떨어졌다가 지난 16일 1336.90원까지 회복했다. 원화가치는 6.1%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강달러’ 현상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해 글로벌 위험자산 신호가 약화된 것을 비롯해 미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 글로벌 금융 악재 속 달러화 쏠림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 원화부터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까지 동북아 주요 3국의 화폐가치는 미국 달러 강세에 밀려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화 환율은 지난달 17일 종가 기준 138.71엔에서 지난 16일 146.34엔으로 치솟았다. 이는 일본 엔화가치가 5.5%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달러·위안화 환율은 7.1711위안에서 7.2981위안로 오르면서 위안화 가치가 1.8% 감소했다. 역내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6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같은 통화 ‘약세’에 각국 금융당국의 시장개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외환당국(기획재정부·한국은행)의 개입 가능성도 점쳐지는 모양새다.
환율은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쉬쉬하는 것이 불문율로 통한다. 그간 미국 재무부는 타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민감하게 반응해왔지만, 최근 선진국이나 신흥국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에도 침묵을 지키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중국은 중앙은행을 통한 유동성 투입으로 발 빠르게 대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계약을 통해 2970억위안(51조원)의 현금을 시장에 투입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의 단기자금 투입 사례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또 달러‧위안 기준 환율을 시장 평균 추정치보다 893핍(1pip=0.0001) 높여 가치를 설정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환율 설정은 위안화 트레이더들에게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단호한 가이던스라고 판단했다.
일본 금융당국도 시장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이 지난해 9~10월 일본 금융당국이 24년 만에 시장개입을 단행하기 직전인 145.90엔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당시 일본은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을 세 차례나 반복해 달러당 최고 151.95엔까지 올랐던 엔화 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스즈키 준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15일 “높은 긴장감을 갖고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개입을 위한 절대적인 수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변동에는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시장 개입을 통한 원화 가치 하락 방어 기대감이 생겨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고위급 패널 토론에 참석해 “지난해 9~10월 광범위한 외환시장 개입이 통화 절하를 막는 데 효과적이었다”며 공개적으로 시장개입을 언급한 바 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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