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폴란드·중동 넘어 아태시장 ‘정조준’

中,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필리핀과 무력 충돌 발생
필리핀, 자주국방 강화 집중…한국 방산업체들에 관심
신종모 기자 2024-10-02 09:07:02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한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자주국방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필리핀 등 아태지역은 국방력 강화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K방산 업체들은 아태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중국의 분쟁이 빈발하면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에서 무력 충돌하는 등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 강압에 공개적으로 맞서면서 정면충돌도 불사하고 있다. 하지만 압도적인 중국 전력 탓에 필리핀은 늘 피해를 보고 있다. 

위기를 직각함 필리핀 정부는 거대 중국에 맞서기 위해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필리핀은 지난 2017년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과 펼친 마라위 전투와 다양한 훈련을 통해 K방산의 우수성을 실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첨단무기 및 방어체계 구축 노하우를 가진 K방산 업체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원(SIPRI)이 지난 3월 발간한 ‘2023년도 세계 무기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K방산 수출의 19%를 차지한 필리핀은 폴란드(27%)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산 무기를 많이 수입한 국가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은 3단계 사업에서 잠수함과 고사양 유도무기 등 해양 방어를 위한 첨단 무기 도입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블랙이글스와 FA-50PH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KAI


필리핀 현지 맞춤형 ‘무기·방어체계’ 승부수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방산 3사와 HD현대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업체들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현지시간)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ADAS) 2024’에 참가해 K방산 수출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전시시간 가장먼저 승전보를 올린 방산업체는 KAI다. KAI는 지난달 26일 ADAS 현장에서 필리핀 국방부와 FA-50PH 항공기에 대한 성과기반 군수지원(PBL)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이 해외에 수출한 항공기에 대한 최초의 PBL 사례다.

이번 사업 규모는 1년간 약 270억원이다. 수리 부속의 소요산정, 획득, 정비, 수송, 재고관리 및 항공기 운영을 위한 기술지원을 수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그 성과를 입증해 향후 규모 확대 및 다년 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KAI는 “이번 계약을 통해 FA-50PH의 제작사로써 총 수명 주기 간 후속지원을 책임질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동시에 해외 PBL 사업이라는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KAI는 지난 2015년 필리핀에 FA-50 12대를 수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와 돈독한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가 2차례에 걸쳐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추진한 ‘호라이즌(Horizon)’ 사업에서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전시회에 수출용으로 개발한 차기 호위함을 비롯해 경비함, 잠수함 등 함정 모형 12종을 전시했다. 동시에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사업의 일환으로 필리핀 해군에 제공 중인 ‘수명주기관리서비스’도 적극 홍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3차 군 현대화 프로그램에서도 함정 수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어뢰-II 개념도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은 그동안 적극적인 필리핀 시장 개척 활동을 통해 대잠용 경어뢰 청상어, 함대함 미사일 해성 등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필리핀 합동 군사훈련 기간 중 필리핀 해군 주관으로 진행된 해성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해성의 우수한 성능을 소요군과 정부 관계자에 입증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C-Star)’,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 ‘해궁’, 70mm 유도로켓 ‘비궁’ 등 해양 유도무기를 비롯해 단거리 대공 유도무기 ‘신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 등 지상 유도무기도 함께 전시했다. 

LIG넥스원은 “필리핀의 군 현대화 과정에서 다수 사업을 수주했으며 필리핀 국방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어 해상병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화 방산 3사는 전시 기간 저궤도 통신위성 기반 육·해·공·우주 초연결 솔루션, 함정의 두뇌 ‘전투체계’. 중형급 수출형 잠수함 2종, 수출형 4000t 호위함, 다연장로켓 ‘천무’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대표 제품과 미래 해군을 위한 첨단 해양 무기체계를 공개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중형급 수출형 잠수함 2종과 자체 개발한 수출형 4000t급 호위함 등을 전시했다. 특히 한화오션이 독자 설계한 중형급 잠수함인 2800t급 장보고-III PN은 현존하는 디젤추진 잠수함 중 최강 무장 및 최장 잠항능력을 가진 장보고-III 배치-II에서 필리핀 해군을 위해 개량해 제안된 모델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수출을 바탕으로 필리핀까지 이어 가겠다”며 “입증된 기술력과 뛰어난 성능을 기반으로 필리핀 해군의 현대화 사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 고위 군 당국자들이 전시 기간 쉴 새 없이 한국 방산업체 부스를 방문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며 “조만간 한국 방산업체들과 수출 계약 낭보가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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