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체육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랫동안 텃밭을 일궈온 이기흥 현 회장의 3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을 제외한 5명 후보의 단일화가 유일한 변수로 거론되지만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등 의혹으로 검·경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도 지난 8년 임기 동안 다진 탄탄한 조직력에 기대 출마를 강행했다.
이 후보의 1순위 대항마로는 2020년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이 회장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강신욱 후보(단국대 명예교수)가 꼽힌다.
그는 당시 전체 투표 수 1974표 가운데 507표, 25.6%의 지지를 얻었다. 강 후보는 이후에도 체육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현장 목소리를 경청해온 만큼 새로운 리더십의 적임자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탁구협회장과 IOC 선수위원을 지낸 유승민 후보도 최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높은 인지도와 세대교체 바람을 앞세워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민 여론과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유 후보는 탁구협회장으로 재임할 때 불거진 후원금 일부의 사적 전용(페이백) 의혹 등에 발목이 잡힌 처지다. 이로 인해 스포츠윤리센터에 제소돼 조사를 받고 있다.
강 후보 측 박창범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체육계를 향한 호소문에서 이 회장 재출마에 대해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선택"이라며 "출마 선언과 정책 토론회에서도 자기합리화로 일관하며, 사유화된 권력을 지키기 위한 출마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도 “여러 언론에서 국가대표 교체의 절차적 문제와 후원금 페이백 등 의혹이 제기된다”며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국가대표 교체 과정에 대해 어떤 해명이나 언급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 스포츠윤리센터 제소와 더불어 시민단체의 고발이 있었다고 한다”며 “여러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과 체육인의 기대와 정면으로 배치돼 실망감을 안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기흥 대세론'이 여전하다고 보고있다. 이 회장이 최소 30% 이상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선거는 어느때보다 체육계의 구조적 쇄신과 투명성 강화 요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기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정성과 청렴함을 갖춘 인물을 체육회장으로 뽑아야 한다.
체육계 안팎에서 며칠 남지 않은 기간 지지부진한 '반이기흥 후보' 단일화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무엇보다 5명 후보 중 지지도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강 후보와 유 후보의 단일화 결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대전제는 도덕성이어야 하며, 이 경우 페이백 의혹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유 후보가 대의를 위해 강 후보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대의원 22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