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 “사업 ‘구조적 경쟁력’ 확보해 ‘질적 성장’ 가속”

수요회복 지연 장기화, 트럼프 2.0 등 지경학적 위협 현실화
중·장기 전략 방향 일관성 유지…경영환경에 맞춰 실행전략 재점검
“대외 불확실성에도 선택·집중 통해 미래 성장 투자 지속”
신종모 기자 2025-01-09 13:13:29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CEO는 이날 “가전구독이나 웹(web)OS 광고/콘텐츠 사업과 같이 시장 및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방식의 변화 및 사업모델 혁신이 일정 부분 성과를 만들어 내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에 없던 시장과 경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전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과 치열하고 정교한 실행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현재 LG전자가 추진 중인 2030 미래비전은 가전 중심으로 혁신을 이어온 기존 사업을 모빌리티, 상업용 공간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수십 여년 간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 및기술 역량을 계승해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골자다.

조 CEO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시장과 고객에 존재한다”며 “변화의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을 차별적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업 전반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독 사업, 2030년까지 3배 이상 목표

LG전자는 주력사업의 한계 돌파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구독, 온라인브랜드샵 등 사업방식 혁신은 고객 접점 확대 차원에서 강점을 더욱 극대화해 나가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의 저변 또한 본격적으로 넓히며 성장에 속도를 낸다.

구독 사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가격 위주이던 기존 경쟁구도를 탈피해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고객은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생활 패턴에 맞춰 원하는 기간만큼 제품을 사용하고 사용 기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받아볼 수 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의 핵심인 방문 케어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며경쟁 우위를 공고히 한다. 올해부터는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이어 인도, 싱가포르, 홍콩등 해외 시장 저변 또한 본격 확대한다.

구독 사업은 다변화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액은 직전 년도 대비 75% 이상 성장해 2조 원을 육박했다. 애초 계획했던 1조8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이상 규모로 키우고, 조 단위 매출액 규모의 유니콘 사업 위상을 넘어 스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2030년 5배 이상 목표
 
고수익 사업으로의 체질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규모를 현재의 5배 이상으로 늘리고, 전사 영업이익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모델로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콘텐츠사업이 대표적이다. webOS 광고/콘텐츠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애초 목표한 1조원을 넘겼다.

올해부터 webOS는 TV,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여러 기기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이자 옥외 디지털 광고 영역까지 저변을 확대해 실내·외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광고 플랫폼’으로 키운다. 향후 성장성이 큰 게임이나 고객 취향 기반 맞춤형 쇼핑, 건당 개별 결제 콘텐츠인 T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등으로 서비스도 다변화해 나간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TV, 사이니지, 모니터, 노트북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의 통합 운영을 시작했다. 내부 성장동력 외에도 입수합병(M&A), 파트너십 등외부 역량확보 차원의 다양한 기회 또한 모색한다.

사진=연합뉴스


전장 이어 냉난방공조 사업 드라이브…B2B 사업 가속화

LG전자는 B2B 사업 가속화 차원에서 전장 사업에 이어 인공지능(AI) 시대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HVAC 사업 가속화를 위해 전담 ES(Eco Solution)사업본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HVAC 사업은 전장, 스마트팩토리 등과 더불어 B2B 사업 가속화의 한 축을 맡게 된다.

가정용 에어컨부터 빌딩/학교/공공기관 등의 상업용 에어컨,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이자 국가 차세대 수출품목으로 지정돼 주목받는칠러(Chiller)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와 고효율·고성능 원천기술을 앞세운다. 

아울러 지역 특화형 솔루션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B2B 사업 성장에 속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오는 2030년 전체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을 4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5%까지 올라갔다.

R&D 포트폴리오 재정비…사업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에서 주도하는 미래기술 선행 R&D 포트폴리오 역시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사업 가속화,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 등의 포트폴리오 전환 방향에 맞춰 재정비한다. 선행 R&D 역량의 75% 이상을 중·장기 실행 전략에 맞춰 사업의 기여도를 높이거나, 미래 유망 분야 길목기술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해 나간다.

CTO부문은 소프트웨어, SoC(System on Chip), AI, 로보틱스, 소재·부품, 표준, 차세대컴퓨팅, 클라우드/데이터(Cloud/Data) 등을 8대 기반기술로 두고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의 원천기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선행 R&D에도 내부 역량을 키우고(Build), 외부 역량을 빌리거나(Borrow), 사는(Buy) 등의 ‘3B 전략’을 접목해 글로벌 빅테크부터 유망 스타트업, 산학 협력을 강화하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산업의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우주산업 등 미래분야 도전적 R&D도 보다 강화한다.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차원의 노력 외에도 최근 들어 중국 업체를 필두로격화되는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비해 ‘품질·비용·납기(Quality·Cost·Delivery)’로 대표되는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해 나간다.

올해부터는 이를 위한 CEO 주관 점검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각 사업본부 및 본사 조직은 제품 및 기술(Product & Tech.), 제조 원가(Cost), R&D 및 운영 등의 영역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CEO가 분과별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는 형태다. 각 TF의 주요 과제는 제품/기술 혁신 포트폴리오 확보, 제조역량 혁신, R&D 효율성 제고 등이다.

LG전자는 과거에도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의 전사 워룸(War Room) 태스크(Task)를 운영하는 등 필요에 따라 전사 차원의 상시 점검체계를 운영해 온 바 있다.

LG전자는 대외 불확실성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치밀하게 해 나간다. 내·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해 직면한 이슈별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최적의 대응책을 찾는 ‘플레이북(Playbook)’을 준비해 외부환경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새로운 기회 발굴에 주력한다.

LG전자는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지속한다”며 “투자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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