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값 또 오를 가능성 ↑... ‘난감해진 유업계’

홍선혜 기자 2024-07-25 11:46:35
유업계가 또 다시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유 값이 오른다면 유제품과 연관된 빵, 아이스림, 커피 등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유업계가 10차례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협상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8월부터는 우유 가격이 새롭게 결정된다.

현재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상태다. 협상 주체인 낙농가는 사료비 증가 등을 이유로 리터(ℓ)당 2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유업계는 소비자들이 떠안는 물가 부담과 가격이 오르면 우유 수요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가격 동결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 원유 값 결정을 위한 13번째 협상에 돌입한다. 그 동안 회의는 매주 두 번 씩 올 6월 11일부터 진행돼 왔다. 문제는 사료비 등의 이유로 ℓ당 26원 인상을 요구한 낙농가와 유업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지난해에도 팽팽히 맞서다 결국 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10월부터 원유 값을 ℓ당 88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매년 8월1일부터 적용해야 했지만 지난해 경우 급속도로 치솟는 물가 등으로 부담감을 감안해 10월부터 시행됐다.

작년에는 2013년 '106원 인상'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라 그해 우유 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유와 마찬가지로 유제품도 물가 상승률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12.5%로 1981년(18.4%)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았고 치즈는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의 최고였다.

치즈 물가가 20% 안팎 수준으로 오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7.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2.0%)에 이어 지난해 정도다.

또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이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의 최고를 찍었고 분유는 6.8%로 2014년(7.1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러한 여파 때문인지 지난해에는 음용유 사용량이 전년 비 2% 쪼그라들었고 정부는 이를 감안해 올해는 ℓ당 0~26원 선해서 협상 범위를 권고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업계는 여전히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협상 범위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결국 오르는 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값을 올린다면 우유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더 감소할 우려가 있다. 현재 유업계는 원부재료, 포장비 물류비용 등이 모두 올라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우유 값이 올랐기 때문도 있지만 저출생 여파로 소비량이 줄어든 탓도 있다. 더불어 저렴한 수입 우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난항으로 인해 현재 유 업계는 우유 사업뿐만 아니라 보조제나 프리미엄 전략 등으로 눈을 돌려 다각화 전략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값 인상에 대한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올해 원유가 인상 등 결정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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