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08)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3세대 항공사_티웨이항공 ①

2024-05-29 04:52:02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티웨이항공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력(前歷)을 들춰보면 우여곡절이 있었다. 충청항공에서 시작해서 한성항공을 거쳐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바꿔 왔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것 외에도 이 회사의 주인 변천사는 더 무궁무진하다. 정리해보면, 충청항공과 한성항공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당시를 1기로, 한성항공 파산이후 신보종합투자와 토마토저축은행으로 인수되면서 회사이름이 티웨이항공으로 변경된 당시와 이후 예금보험공사 소유였던 시기까지 합쳐 2기로, 예금보험공사 공매를 통해 예림당과 포켓게임즈(현 예림당홀딩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를 3기로 나눠 볼 수 있다.

굳이 이처럼 구분하는 이유는 한성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사명만 변경된 같은 회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의 인식은 물론 티웨이항공에서 조차 충청항공이나 한성항공을 원조나 전신으로 삼지 않는다. 티웨이항공이 발표하는 각종 통계는 한성항공부터 시작하지 않고 티웨이항공으로 운항이 재개된 2기부터 계산하고 있다. 또한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에도 회사 설립일을 충청항공이나 한성항공 설립일이 아닌 티웨이항공 설립일인 2010년 8월16일로 공지해두고 있다. 그래서 회사연혁은 2010년 8월부터 시작된다. 충청항공이나 한성항공의 역사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2010년 하반기에 등장하는 언론뉴스에 티웨이항공을 ‘옛 한성항공’이라는 수식어로 쓴 기사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K-LCC업계의 막내’로 다루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설립 및 취항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2010년대 전후 격랑의 시대로 돌아가보자. 2005년 8월31일 취항한 한성항공은 2008년 10월18일 운항중단에 들어갔고 2009년 파산했다. 한성항공은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2010년 3월5일 신보종합투자가 15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주식 95%를 인수하면서 2010년 4월9일부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당시 토마토저축은행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신보종합투자가 토마토저축은행의 출자회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 주인은 토마토저축은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은 일반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보종합투자를 대신 내세운 것으로 보았다. 서류상으로는 신보종합투자가 1대주주, 토마토저축은행이 2대주주에 올랐지만, 실제 소유한 곳은 토마토저축은행이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첫 글자 T를 따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바꾸고 2010년 9월16일 재취항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초 저축은행업계의 영업정지 사태가 벌어지면서 다시 한번 난기류에 휩쓸렸다. 티웨이항공의 소유권은 정부에 의해 제3자 매각을 위한 예금보험공사로 넘어갔다. 예금보험공사는 시장에서 퇴출된 저축은행들의 소유권을 모두 넘겨받아 시장에 매각하는 주체였다. 2011년 10월초 토마토저축은행의 퇴출결정으로 티웨이항공은 다시 매물로 나왔다.

티웨이항공의 매각은 2차례 공개매각이 무산되고 수의계약도 불발되면서 벼랑끝까지 몰린 3번째 공개입찰에서 성공, 2012년 12월18일 매각이 최종 마무리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토마토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티웨이항공 주식을 예림당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예림당컨소시엄은 티웨이항공을 단돈 70억원에 인수했다.

예림당컨소시엄에는 예림당과 포켓게임즈가 참여했다. 포켓게임즈의 대주주는 예림당이었다. 예림당은 도서출판업이 주력사업이고, 포켓게임즈는 경기도 부천에 있는 아인스월드라는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회사였다. 예림당컨소시엄은 티웨이항공 인수에 동원된 70억원을 예림당 50억원, 포켓게임즈 20억원으로 나누어 취득했다.

이후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실사를 통해 20억원을 깎은 30억원으로 조정했다. 포켓게임즈의 인수가액 20억원은 변동되지 않아 결국 예림당컨소시엄은 70억원이 아닌 50억원에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셈이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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