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4)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4세대항공사_강원항공, 플라이양양~플라이강원~파라타항공①

2024-08-21 05:00:03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주인이 바뀐 플라이강원이 '파라타항공'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비상을 노리고 있다. 비상을 위해 이 항공사는 ‘강원’이라는 이름을 떼냈다. 이제 ‘강원도의 항공사’는 돌고 돌아서 사라진 듯 하다.

강원도의 지역항공사 설립 역사는 길고 고단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면허 신청에만 3수를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3번째 만에 허가를 받았고, 다른 2개사와 함께 3개사가 동반 면허를 받는 진기록도 있었다. 그리고 K-LCC업계로 진입한 마지막 항공티켓일 가능성도 있다.

‘강원도에도 항공사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도민들의 간절한 열망으로 시작된 ‘강원항공’의 설립 역사는 2010년 9월7일 처음 구체화됐다. 당시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직무정지에서 해제되고나서 가진 첫 '열린 지사실'이 이날 양양에서 열렸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양양공항은 전국 공항 가운데 가장 침체되어 있고, '무늬만 국제공항'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양양에서 “양양공항을 활성화시켜 달라”는 주민 건의를 받은 이지사는 "공항활성화를 위한 수요를 늘리려면 제주노선 개설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별도의 항공사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공개했다.

이렇게 시작된 초기 강원항공은 강원도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출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고, 설립자금은 150억원, 설립시기는 2013~2014년으로 계획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모델을 참고로 하고 이들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강원도의 강원항공 설립작업은 표면적으로 무려 2년여 동안 진척이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150억원에 달하는 설립자금 확보가 답보상태였다. 이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도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강원도는 2012년 9월18일,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한 안정적인 항공지원을 위해서는 강원항공 설립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사업비 1억5000만원을 들여 ‘강원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2013년 2월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강원도가 2012년 구상한 강원항공은 2년 전에 비해 더 구체화되었고 의욕도 넘쳐났다. 좌석수 100∼150석 규모의 중형항공기 3대를 우선 도입하고, 안정적인 항공사 운영을 위해 전체자본의 70%이상(300억원)을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설립자본금을 40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설립자금 확보, 설립초기의 예산투자, 경쟁력 확보 등이 과제로 지적됐다.

강원도는 2012년 10월26일 강원항공 설립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직접 주재한 이날 워크숍에서 강원도는 ‘강원지역항공사 기본구상안’을 제시하고, 항공·여행·경영 등 각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강원도가 제시한 기본구상안은 ▲항공사 운영 : 국내 대기업 유치 및 책임경영 ▲설립방식 : 민관합작에 의한 제3섹터 방식 ▲설립자본금 : 400억원 내외(공공 30% 미만, 민자 70% 이상) ▲초기 항공기 대수 : 3대(좌석수 120~189석) ▲노선 : 중국, 동남아 등 국제선 위주 및 국내선 보완 ▲운항개시 예정 : 2015년 등이었다.

워크숍에서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졌지만 강원도는 2013년 2월22일, 2015년 운항을 목표로 강원항공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강원항공 설립을 위한 타당성 검토용역 시행 직전이었던 2013년 3월말 모든 계획이 전면 유보되었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다. 당초 강원항공 설립에 참여하기로 했던 모 대기업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강원도 차원의 재원 확보가 불투명해진데 따른 것이었다. 여기에 강원도의회와 항공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

강원도의 강원항공 설립 추진이 2년 반 만에 좌초되고, 다시 3년여가 흐른 2016년 4월12일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강원지역항공사 ‘플라이양양’ 법인이 설립됐다.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플라이양양은 서울 강서구 양천로에 사무실이 있었다. 공군 준장 출신인 양해구 전 이스타항공 사장(2007~2011년)이 초대 대표이사로 위촉됐다. 플라이양양은 관광사업자, 화장품업체 등 20여곳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강원도 최초의 K-LCC이자 제7의 K-LCC 출범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플라이양양은 2016년 12월6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면허 신청서에서 양양~제주 등 국내선에 2017년 7월 취항하고, 정기 및 부정기 형태의 중국, 일본, 동남아 노선과 인천공항 경유노선에 취항하겠다고 밝혔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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