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2)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4세대 항공사 ①

2024-07-24 05:15:03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내년 2025년은 K-LCC 20주년이다. 그래서 2005년은 K-LCC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로 기록되어 있다. 2005년 1월25일 현존하는 K-LCC의 효시 제주항공이 설립됐고, 부정기항공사였다가 운항을 중단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성항공의 취항일이 2005년 8월31일이다. 따라서 올해는 K-LCC 20년차가 되는 해이고, 내년은 2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된다.

20년의 역사에서 수많은 K-LCC가 생겨나 이를 총 4세대로 구분한다. 1세대항공사는 제주항공, 한성항공이고, 2세대항공사는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이고, 3세대항공사는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이고, 4세대항공사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이다.

K-LCC 1세대항공사는 2005년 우리나라 하늘길에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출범하면서 시작됐고, 이와함께 항공사 설립 붐이 일어 K-LCC 1차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당시 약 10여개의 신생항공사가 전국 곳곳에서 나섰다. 이들 가운데 어려움을 헤치고 취항에 성공한 곳은 4개사에 달했다. 2세대항공사에 해당하는 진에어, 영남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이다.

K-LCC 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뛰어들면서 확연히 판이 커졌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모회사를 등에 업고 제주항공과 함께 초기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서 소외된 영남에어는 취항직후 도산했고, 그 틈바구니를 뚫고 이스타항공이 취항에 성공했지만 경영난에서 한 해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들은 2010년대 초 살아남은 자들 만의 잔치를 벌였고,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K-LCC는 생겨났고 또 사라졌다. 그 같은 험로에서 한성항공은 주인을 바꿔 되살아나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티웨이항공은 이후 다시 한번 주인을 또 바꾸면서 3번째 주인은 한성항공의 역사를 끊고 이른바 ‘뉴 티웨이항공’으로 탄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자구 차원의 두 번째 K-LCC 에어서울을 설립했다. 많은 신생항공사들의 추락을 딛고 생존의 갈림길에서 살아나온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K-LCC 3세대항공사로 분류된다.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1차 춘추전국시대가 있었다면, 2세대와 3세대 사이에 해당하는 2010년대 초중반 2차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1차에 못지 않은 K-LCC 설립 붐이 다시 번졌다. 또 이 당시에는 2009년 항공법 개정을 계기로 ‘에어택시’라 불린 소형항공사가 전국 곳곳에서 생겨났다.

에어택시 사업자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은 2011년 10월 제주~울산을 오가는 19인승 소형항공기를 띄웠으나 5개월 만인 2012년 3월 운항을 중단했다. 18인승 소형기로 양양에서 김해, 광주 노선을 운항하던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2015년 3월 운항을 중단했다. 2005년 4월 한서우주항공으로 출발해 소형항공기 2대와 헬기 등 모두 5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일본 대마도를 운항하기도 했다.

전남 무안공항 거점의 에이스항공은 2009년 12월12일 19인승 소형항공기로 무안공항에서 취항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에어택시는 경제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탑승률 70%에 크게 못미치는 50% 이하의 탑승률을 보이면서 적자만 쌓여갔다. 무안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또다른 호남지역 K-LCC 설립이 추진되기도 했다. 가칭 호남에어는 대한항공과 이스타항공 출신들이 주도해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을 추진했다. 또 제주도에서는 2015년 1월 제주스카이버스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제주도민이 출자금을 모아 직접 화물기와 여객기를 띄우겠다고 '세계최초'로 출범한 획기적인 형태의 항공사 추진이어서 한때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활발하게 취항을 준비했던 유스카이항공과 프라임항공마저 K-LCC로 올라서지 못하고 소형항공사에서 난기류를 만나 불시착하고 말았다. 그 외에도 이름만 난무하다가 사라진 K-LCC 후보들과 소형항공사들이 유난히 많았던 2010년대 초중반 K-LCC 2차 춘추전국시대가 그렇게 막을 내렸다.

2010년대 중반기에는 본격적으로 K-LCC 3차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마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듯 더 많은 소형항공사들이 전국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날아올랐고, 마지막 티켓을 잡기위해 사력을 다했다. 강원도 양양공항에서는 강원항공으로 시작해 플라이양양을 거쳐 플라이강원으로 태어났고, 충북도 청주공항에서는 K에어항공으로 출발해 에어로케이항공으로 거듭났고, 인천공항에서는 FSC와 LCC 중간급을 표방한 에어프레미아가 마지막 티켓을 잡았다.

이들 3사가 동시에 면허를 받아 K-LCC업계는 4세대항공사 시대를 열었고, 이때부터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LCC 최다 보유국이 되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