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7)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4세대항공사_강원항공, 플라이양양~플라이강원~파라타항공④

2024-10-02 14:30:04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강원도와 강원도민들의 ‘강원도의 항공사’를 만든 역사는 길고 고단했다. ‘강원도에도 항공사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도민들의 간절한 열망으로 시작된 ‘강원항공’은 2010년 9월 처음 구체화되었지만 좌초되었고, 2016년에 이르러서야 민간사업자 ‘플라이양양’이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강원지역항공사 법인을 처음 설립했다.

플라이양양은 2016년 12월6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LCC 형태였지만 해외 단체관광객 전용항공사를 표방했다. LCC가 아닌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 즉 ‘관광융합 항공사’라며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잇단 반려에 2018년 4월1일부터 사명을 ‘플라이강원’으로 바꾸고 ‘강원도의 항공사’라는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였고, 강원도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강원도는 '강원도 도내공항 모기지 항공사 육성 및 지원조례'를 공포 시행하면서까지 민간사업자 플라이강원의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득에 팔을 걷어 부쳤다. 더불어 양양 주민들은 2018년 7월23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투쟁을 했다. 강원도와 지역주민 그리고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의 항공사’에 관한한 공동운명체였다.

이례적으로 3수 도전에 나설 만큼 간절했던 플라이강원은 마침내 2019년 3월5일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기에 이르렀다. 가히 강원도와 강원도민들의 염원이 결실을 맺었던 셈이다. 플라이강원 혼자 만의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신규항공사 3사 가운데 플라이강원의 후속작업이 가장 빨랐다. 2019년 10월29일 심사 6개월여 만에 운항증명(AOC)을 교부 받았다. 그리고 단기간에 취항 준비까지 마쳤다. 같은 시기에 면허를 받은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와는 차별화된 행보였다. 플라이강원은 2019년 11월22일 양양~제주 노선에서 하루 2회 왕복운항하는 일정으로 취항에 나섰다. 취항특가는 11월 22일~30일까지 주중 2만원, 주말 3만원, 12월 1일~24일까지 주중 3만원, 주말 5만원을 받았다.

그간 많은 국적항공사들이 모두 실패했던 양양공항에서 플라이강원은 야심차게 비상했다. 코로나19 와중에 국내 항공업계는 우려의 시각을 보였지만 플라이강원은 더디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2021년 5월 누적탑승객수 20만명을 돌파했고, 7개월 후인 같은해 12월 30만명을 돌파했다.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노선축소에도 국내선을 꾸준히 운항한 결과"라며 "국제선 운항을 비롯해 여객과 화물 분야 등 장기사업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40년까지 장기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첫 사업구간인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여객운송사업과 화물운송사업 부문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객 부문에서는 중형기를 포함한 총 10대의 항공기 보유, 국내외 34개 도시 취항, 항공과 관광을 융합한 TCC 프로그램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140만명 유치를 추진한다는 것이었고, 화물 부문에서는 양양공항 인근 화물인프라 구축, 카고 자회사 설립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국토부에 화물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하기도 했다.

2022년 5월에는 40만명을 넘어섰고, 8월에는 50만명을 돌파했다. 2022년 7월18일에는 11개월만에 3호기가 양양공항에 도착했다. B737-800 3호기(HL8518)는 재운항을 시작하는 양양~김포 노선에 주 10회 투입하고, 국제선 노선에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3호기 도입식 당시 축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2, 3호기를 조기 반납하고 힘든 시간을 모든 임직원이 합심하여 버텨내고 다시 3호기를 재도입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면서 "앞으로 도입이 계획된 중대형기 A330-200을 포함한 기재들을 잘 활용해 국제선 확대를 통한 TCC 사업과 강원도민 교통편의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항공사 3사 가운데 취항이 가장 빨랐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플라이강원에 독이 든 성배가 되고 말았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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