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5)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4세대항공사_강원항공, 플라이양양~플라이강원~파라타항공②

2024-09-04 06:02:02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양양공항 기반의 ‘강원도의 항공사’로 2016년 4월12일 설립된 ‘플라이양양’은 준비작업을 마치고 2017년 1월 운영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플라이양양은 LCC의 형태였지만 국내 첫 해외 단체관광객 전용항공사를 표방했다. LCC가 아닌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 즉 ‘관광융합 항공사’라며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다.

이 같은 TCC 표방은 이미 6개사가 존재하는 K-LCC 업계의 반발을 고려한 일종의 회피성 차별화 포인트로 보였다. 즉, 포화된 국내 항공시장을 두고 더 이상 ‘나눠먹기’ 경쟁이 아닌 해외 단체관광객의 인바운드 시장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설득용’에 가까웠다. 또 당시 중국 단체관광객 유커의 한국여행이 러시를 이루던 시기인 지라 설득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항공업계에서는 이미 6개사나 되는 K-LCC시장에 추가 허가는 안된다는 여론이 강했다.

고민에 빠진 국토교통부는 2017년 2월23일, 플라이양양이 2016년 12월6일 신청한 국제 및 국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반려했다. 국토부는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사이에서 면허발급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고, 자문회의에서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플라이양양은 즉각 재신청을 하겠다며 반발했고, 여기에 강원도가 힘을 보탰다. 강원도는 2017년 3월13일 플라이양양과 협약을 맺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강원도의 측면지원을 등에 업은 플라이양양은 반려 3개월여만인 2017년 6월7일 재신청 서류를 접수했다. 이번에는 국토부가 면허신청 반려의 이유로 내세웠던 재무적 위험에 대한 보완에 공을 들여 2020년까지 자본금을 855억원까지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플라이양양은 이 와중에 양해구 초대 대표이사가 경영진과의 불화로 회사를 떠나고, 대주주인 주원석 사장이 2대 대표이사로 등재되었다. 주원석 대표는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마스터스투어 대표였다.

강원도의 지원을 받는 긍정요소가 더해진 데 반해 기존항공사들이 이례적으로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한 부정요소가 있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플라이양양과 에어로케이항공 등 신규진입 후보군에 대해 안전문제와 조종사 인력수급난 등의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FSC의 기존항공사들이 K-LCC의 신규면허 취득에 부정적인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가장 크게 반대한 곳은 제6의 K-LCC 에어서울이었다. 업계 막내로 시장에 진입한 에어서울은 채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신규사업자의 추가 진입 시도가 못마땅했다. 에어서울은 다른 K-LCC 각 사에 반대서명 연판장을 돌려 공동명의의 의견서 제출을 추진했으나 일부 항공사의 불참으로 실패했다.

플라이양양도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했다. 2017년 10월16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 이름을 '플라이강원'으로 변경하고, 강원도와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강원도의 투자를 유치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다지는 한편, 지분을 공유하는 지역밀착형 K-LCC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득을 보다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국토부는 2017년 12월22일 플라이양양의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을 또다시 반려했다. 두번째 반려한 국토부는 양양공항 기반의 플라이양양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이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플라이양양은 국토부의 두번째 반려 결정에 "안타깝다"는 입장만 전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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