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3)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4세대 항공사 ②

2024-08-07 04:59:02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K-LCC가 등장한 지 11년 만인 2016년 처음으로 누적탑승객수에서 1억명을 넘어섰다. K-LCC가 취항한 2005년 8월이후 2016년 6월까지 유임누적승객은 1억1479만명을 기록했다. 불과 3년 전이었던 2013년말 기준 5542만명에서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누적탑승객수 1억명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최소한 K-LCC를 1왕복씩은 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가운데 국내선 승객은 8132만명, 국제선 승객은 3347만명으로 집계됐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3431만명의 승객을 태웠다. 에어부산과 진에어는 각각 2425만명, 2250만명으로 2∼3위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은 1822만명으로 네번째였고, 티웨이항공은 1465만명이었다. 나머지는 없어진 한성항공과 영남에어가 태운 기록이었다.

항공업계에서는 "K-LCC 등장후 처음 10년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였고 K-LCC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했지만, 앞으로는 시장 포화로 인한 노선 확장이 관건으로 부각될 터이고 이와 함께 기존항공사뿐 아니라 외국 LCC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새로운 10년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LCC 시장 추가 진입을 노리는 신규사업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었지만 국토교통부의 신규 면허 허가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었다. 그 이면에는 기존 K-LCC 6개사의 성공신화가 촉매제가 됐다. 즉 K-LCC업계의 폭풍성장이 신규사업자의 추가 진입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보았다.

그리고 2019년 3월5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3사가 한날 한시에 면허를 받으면서 K-LCC업계는 4세대항공사가 동시에 태어났다. 한꺼번에 3사에게 항공면허를 발급한 사례는 처음이었고, 예상을 깬 매우 이례적인 결과였다. 이로 인해 국적항공사는 8개사에서 11개사로 늘었고, K-LCC는 6개사에서 9개사로 늘었다. 항공사가 고속버스 회사보다 많아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LCC 최다보유국이 되었다.

하지만 대양항공, 코스타항공, 퍼플젯, 신라항공, 포천항공, 젯코리아 등등 면허를 받았지만 취항을 못하거나, 설립자본금을 모으지 못해 추진만 하다가 사업을 접은 곳이 많았다. 또한 2009년 항공법 개정으로 전국 곳곳에서 ‘에어택시’로 불린 소형항공사가 유난히 많이 생겨났다. 가히 K-LCC의 2차 춘추전국시대였다.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 한서우주항공,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에이스항공, 호남에어, 제주스카이버스협동조합, 유스카이항공, 프라임항공 등이 K-LCC로 올라서지 못하고 소형항공사에서 난기류를 만나 불시착하고 말았다.

2010년대 중반기에는 마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듯 더 많은 신생항공사들이 전국의 지방공항에서 날아올랐고, 항공티켓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불나방처럼 날아든 하이항공, 남부에어, 경북항공, 에어대구, 남부에어, 에어필립, 에어포항 등등은 소형항공사에서 K-LCC로의 등극을 노리거나 K-LCC 설립을 추진했다.

2018년 5월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재신청하며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3번째 도전에 나섰다. 플라이강원은 여행사를 통해 해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관광융합 항공사)를 설립한다는 구상이었다. 프레미아항공(지금의 에어프레미아)과 에어로케이항공도 기존 K-LCC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진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미아항공은 국내 최초로 5시간 이상 중·장거리에 특화한 항공사를 목표로 했다. 합리적인 운임과 넓은 좌석을 통해 K-LCC가 가지 못하는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수요층을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청주를 기반으로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K-LCC업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신규항공사들이 설립단계에서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지만 결국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기존 K-LCC와 동일한 노선 운영에 나서면서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였다. 여기에 가뜩이나 부족한 조종사, 공항시설 등 인프라 부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들 항공사 외에도 남부에어, 에어필립, 호남에어, 에어포항, 남부에어 등 다수 사업자가 신규 K-LCC 설립을 추진했거나 여전히 추진 중이었다. 또 2010년대 후반에는 에어대구, 제주 오름항공, 김포 엔에프에어 등이 면허신청을 준비 중이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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