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0)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3세대 항공사_서울에어~에어서울 ①

2024-06-26 04:23:03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2014년 상반기 국내 항공업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또 하나의 LCC 설립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에어부산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LCC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소식에 업계는 의아함과 반발심이 팽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2월부터 내부적으로 수익성 개선과 경영합리화를 위한 TF팀을 꾸리고 실질적 대안의 하나로 LCC 설립을 주요의제로 올려놓은 상황이었다. 당시 K-LCC들마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던 만큼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회복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새 LCC를 설립해 주력시장인 근거리 국제선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차원이었다.

2015년 초가 되자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안에 LCC를 새로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던 일본노선을 새 LCC로 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새 LCC 등 3사에 대해 명확한 역할구분을 하고 있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46%의 지분을 들고 있는 에어부산은 지역항공사로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에어부산도 제주항공처럼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기반으로 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룹에서는 부산과 상관없는 노선을 운영하지 말라는 지침을 줬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에 이은 6번째 K-LCC이자 아시아나항공의 2번째 LCC 설립에 업계는 긴장감이 흘렀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독립형 K-LCC업계는 경쟁과열을 우려하며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2015년 3월19일 이들 3사는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아시아나항공의 LCC 설립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국토부장관에 제출한 공동건의서에서 "새로운 K-LCC가 출범하면 소비자의 혜택 증진보다는 국적항공사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므로 신규 항공운송사업자가 허가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에어부산은 그렇다 쳐도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이번에는 이상하리 만치 조용했다. K-LCC업계의 공동전선에서도 비켜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2번째 LCC 설립은 기정사실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단순히 LCC 하나를 더 만드는 차원이 아닌 아시아나항공 살리기가 주목적이었던지라 업계에서 반대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가 돌았다.

실제로 정부 차원의 간접지원을 등에 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LCC 설립은 업계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착착 진행됐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3월24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서울에어’ 설립을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 결의에서 서울에어 자본금 규모는 국제항공운송사업자 요건인 150억원 이상으로 하고, 최초 출자금은 5억원으로 했다.

업계에서는 서울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의 두번째 LCC’에 덧붙여 ‘제6의 K-LCC’로 불렀다. 그만큼 K-LCC가 많다는 숫자적인 어필로 보였다. 이미 5개의 K-LCC 만으로도 충분히 경쟁이 치열한데, 서울에어까지 출범하면 지나친 공급과잉으로 업계 전체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은 서울에어로 부르던 법인 설립을 앞두고 사명 확정에 고심했다. 가장 원하던 ‘㈜서울항공’과 ‘SeoulAIR'는 이미 상표등록이 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에어서울이 차선책으로 떠올랐다. 에어부산에 이어 에어서울로 정하면 이름 간의 연속성이 있어서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설립 전에는 '서울항공'으로 불렸으나, 이후 '아시아나항공'으로 설립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보다 후발주자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공사가 되겠다는 포부였던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10월13일 에어서울에 1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145억원, 보통주 290만주)에 따라 에어서울 자본금은 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확충됐다. 이 같은 출자를 통해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가 됐다. 에어서울의 인력구성은 자체 채용과 육성을 원칙으로 했지만 설립초에는 아시아나항공에서 전문인력을 파견형식으로 지원한 후 아시아나항공으로 복귀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에어부산 설립초기와 동일한 방식이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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