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11)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3세대 항공사_서울에어~에어서울 ②

2024-07-10 04:02:03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에어서울은 취항을 약 7개월 앞둔 2015년 12월5일 CI(Corporate Identity)를 공개했다. 한글 ‘서울’의 자음인 민트색 ㅅ과 회색 ㅇ이 교차하고, 영문 Air의 A와 SEOUL의 O를 상징화했다. 동북아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도시인 서울을 브랜드로 사용하여 서울의 특징인 상승에너지 및 역동성과 조화와 포용 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상징색인 민트그린(Mint Green)은 타 항공브랜드와 차별적인 색상으로 개방, 리프레시, 휴식, 즐거움의 의미를 담았고, 회색은 안정과 신뢰를 뜻했다. 다른 K-LCC들인 제주항공(주황색), 진에어(보라색, 하늘색), 에어부산(파란색), 티웨이항공(빨간색, 초록색), 이스타항공(빨간색) 등과 로고색상에서 이미지의 차별화를 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교통부에 에어서울에 대한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2015년 10월19일 신청, 2015년 12월28일 발급받았다. 가히 초고속 급행으로 이루어진 면허 발급이었다. 이로써 동일 면허를 가진 K-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에 이어 6개사로 늘었다.

2016년 6월16일에는 객실승무원 유니폼을 공개했다. 에어서울은 실용적이면서 젊은 분위기를 풍기기 위한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목 부문에 스카프를 대체할 탈·부착이 가능한 블랙&민트색 옷깃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객실여승무원은 민트 컬러에 포인트를 적용한 블랙&그레이의 상의 니트와 블랙색상의 재킷과 치마를 착용했다. 객실남승무원은 동일한 상의와 블랙색상의 바지를 착용했다. 견장, 정모, 넥타이는 적용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에어서울의 국내와 국제 항공운송사업을 위한 AOC를 2016년 7월5일 발부했다. 이에 따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A321-200 기종 3대를 빌려 운항을 시작했다. 기존 171석을 196석으로 개조해 다른 K-LCC들과 마찬가지로 단일좌석으로 운영했다.

에어서울은 2016년 7월11일 취항식을 갖고 김포∼제주 노선에서 운항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슬롯(항공기 이착륙 시간대)을 철수하고, 이 시간대에 에어서울이 신청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하루 4회 왕복 운항했다. 국내선은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했고, 예매는 아시아나항공 예약사이트 및 예약센터를 통해서 받았다.

워낙 서둘렀던 탓인지 아니면 준비가 채 안되었던 것인지 취항 초 한동안 에어서울이 안보이고 아시아나항공만 보였다. 심지어 항공기 동체에서도 에어서울 브랜드 노출이 제대로 안되어 있었다. 하반기 국제선 취항시점에 가서야 에어서울의 독자적인 브랜드 콘셉트로 디자인된 항공기가 적용됐다.

에어서울은 에어부산과는 태생부터 달랐다. 에어부산과 아시아나항공의 관계가 계열사 개념이었다면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였다. 에어부산은 취항 초 수년간 모회사의 숙적관계인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대리전을 펼친데 반해 에어서울은 그러지 못했다. 제6의 K-LCC 위치에서 단 한 번도 치고 올라가지 못해 시종일관 여섯번째 막내둥이였다. 매출도 가장 적고, 항공기도 가장 적고, 노선도 가장 적고, 직원수도 가장 적었다.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배려로 탄생한 에어서울의 태생적 배경에 의문을 갖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2월부터 수익성 개선과 경영합리화를 위한 TF팀을 꾸리고 실질적 대안의 하나로 에어서울을 설립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현재시점의 에어서울 위치는 진에어를 중심으로 하는 메가LCC에 통폐합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생을 마칠 운명이다. 에어부산처럼 분리 매각을 주장하는 독립운동(?)도 없다.

2015년 3월19일 독립형 K-LCC업계 3사는 국토부장관에게 제출한 공동건의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또하나의 LCC, 즉 에어서울의 설립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LCC 하나를 더 만드는 차원이 아닌 아시아나항공 살리기가 주목적이었던 지라 업계에서 반대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회복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에어서울을 설립해 주력시장인 근거리 국제선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과 계획이 있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획기적인 경영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고차원의(?) 배경이 있었다.

설립 당시 사연이 많았던 에어서울은 메가LCC에 통합(統合)될지 폐합(廢合)될지 알 수 없는 운명의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는 결국 정부당국과 아시아나항공의 애초 전략과 당초 계획이 채 10년도 안되어서 실패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꼴에 다름 아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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