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07)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3세대 항공사

2024-05-15 04:33:03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K-LCC 역사에서 2005년과 2006년은 매우 중요한 해로 기록된다. 불과 2년이라는 이 기간에 K-LCC가 준비되었고 취항에 성공했다. 이때 취항한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K-LCC 1세대 항공사에 해당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항공사 설립 붐이 일어 K-LCC 1차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이 당시 약 10여개의 신생항공사가 전국 곳곳에서 나섰다. 초기 어려움을 헤치고 취항에 성공한 곳은 4개사에 달했다. 진에어, 영남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으로 K-LCC 2세대에 해당한다. 이들은 2010년대 초 살아남은 자들 만의 잔치를 벌였고,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K-LCC는 생겨났고 또 사라졌다. 그 같은 험로에서 한성항공은 주인을 바꿔 되살아나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영남에어는 문을 닫았다.

티웨이항공은 이후 다시 한번 주인을 바꾸면서 3번째 주인은 한성항공의 역사를 끊고 이른바 ‘뉴 티웨이항공’으로 탄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자구 차원의 두 번째 K-LCC 에어서울을 설립했다. 많은 신생항공사들의 추락을 딛고 생존의 갈림길에서 살아나온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K-LCC 3세대 항공사로 분류된다.

K-LCC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K-LCC 1차 춘추전국시대가 있었다면, 2세대와 3세대 사이에는 K-LCC 2차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1차 춘추전국시대 못지 않았던 2차 춘추전국시대에도 수많은 K-LCC 설립 붐이 있었다.

2011년 초가 되자 K-LCC들의 2010년 실적이 공개되면서 국내 항공업계는 술렁였다. 국토해양부는 2010년 K-LCC 이용객이 792만명에 전체매출은 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선 이용객은 701만명으로 2009년(494만명) 대비 41.9% 증가했고, 점유율은 27.4%에서 34.7%로 올라섰다. 국제선의 경우 2010년 92만명이 이용해 2009년 16만명 대비 약 6배 늘었다. 점유율은 0.75%에서 3.5%로 증가했다.

2010년 8월16일 취항한 티웨이항공을 제외하고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4개사의 2010년 매출액이 모두 1000억원을 넘어섰고, 5개사 전체매출액은 2009년(264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5126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의 매출액이 2009년(878억) 대비 79.4% 증가한 1575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았고, 영업손실액은 당초 예상(120억원)의 절반수준인 64억원으로 줄어들며 2011년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취항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진에어의 매출액은 2009년(609억원) 대비 90.5% 증가한 116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K-LCC 중 가장 많은 75억원과 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에어부산의 매출액은 2009년(721억원) 대비 67.4% 증가한 1207억원을 기록했고 유일하게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흑자를 유지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흑자(42억원)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의 매출액은 2009년(444억원) 대비 148.9% 증가한 1105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적자는 2009년(-157억원) 대비 79.6% 감소한 -32억원을 기록했다.

K-LCC들의 국제선 취항이 늘면서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국제선 매출비중은 제주항공 46%, 진에어 38%, 에어부산 13% 순이었다. 또 국내선 최대노선인 김포~제주 노선에서 2011년 1월 K-LCC 수송분담률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1월 한 달간 김포~제주 노선에서 K-LCC가 수송한 분담률은 55%로, 45%에 그친 기존항공사를 처음 앞질렀다. 김포~제주 노선은 국내선에서 우리나라 이용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으로, K-LCC가 기존항공사보다 점유율이 앞선 것은 2011년 1월이 처음이었다.

김포~제주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항공사를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4개 K-LCC가 운항하는 가장 치열한 각축장이었다. 항공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노선에서 2명 중 1명이 K-LCC를 이용할 정도로 K-LCC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항공업계는 대규모 신규인력 채용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2011년 국적항공사의 전체 객실승무원 숫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대한항공이 64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나항공은 3280명에 달했다. K-LCC에서는 제주항공 155명, 에어부산 130명를 비롯해 총 479명의 객실승무원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는 “객실승무원 수요가 취항지 증가, 여객기 증가와 연관이 깊기 때문에 객실승무원 숫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은 국내 항공업계의 폭풍성장의 기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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