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대출’ 진출 토스뱅크…‘중‧저신용자 포용금융’ 뒷전?

2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8.5%…1분기比 3.56%p 축소
은행업권 “흑자전환 목전 토스뱅크, ‘포용금융’ 뒷전” 지적
신수정 기자 2023-09-07 19:06:29
지난 5일 열린 토스뱅크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 기자간담회 당시 걸린 현수막. /사진=신수정 기자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담보성 여신상품인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를 두고,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 목적인 ‘포용금융’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5일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해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토스뱅크 설립 2년 만에 선뵈는 첫 담보성 대출상품이다. 

토스뱅크는 그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만 취급해왔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포용’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건전성 악화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연체율,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 등 토스뱅크의 건전성 지표는 올 2분기 들어서 은행권 최하위로 떨어졌다. 2분기 토스뱅크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은 각각 1.56%, 1.26%로 0.3~0.4%대의 타 은행사 대비 약 4~5배 높았다. 

토스뱅크가 목표하는 ‘연내 흑자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하반기 건전성 지표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런 관점에서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는 토스뱅크가 연체율 등을 개선하고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란 분석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도 ‘전월세보증금대출’과 관련, 건전성을 개선시키고 하반기 흑자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상품이냐는 질문에 “사업적 의미는 그렇다”고 답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지난 5일 진행한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의 토스뱅크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그러나 토스뱅크가 담보성 대출에 손을 대자 일각에선 ‘건전성 개선과 흑자전환만 바라보고, 중‧저신용자 포용은 뒷전이 아니냐’는시선으로 바라봤다. 토스뱅크가 올해 상반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축소한 까닭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가계 대출의 38.5%(3조7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6%p(포인트) 줄었다. 올 1분기까지 연 42.1%대로 성장하다 2분기 들어서면서 돌연 역행한 것이다. 2021년 토스가 올해 말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목표치는 44%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본분을 저버린 게 아닌가 하는 욕을 먹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거시적 관점에서 흑자전환에 무게를 두느라 포용금융을 뒤로 미루고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담보대출 위주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담보성 대출을 운용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토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포용금융을 저버리고 흑자전환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월세대출 출시는 꽤 오랜 시간 계획된 상품이며, 내부 일정에 따라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전월세보증금대출이 넓은 의미의 포용금융이란 시각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가 이번 상품과 함께 새롭게 내놓은 반환보증, 등기부등본 변동 알림 등 서비스와 최저금리, 수수료 지원 등의 혜택은 중‧저신용자의 안정적인 주거생활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어 넓은 의미의 포용금융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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