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추락…'배터리 사용량은 증가' 왜?

배터리 3사 점유율 2020년 30%대서 매년 줄어
반면,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中 파죽지세 성장
김동하 기자 2025-01-10 10:26:50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2020년 글로벌 점유율 30%대를 기록했지만 해마다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CATL과 BYD의 점유율만 합쳐도 50%를 넘는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줄었지만 배터리 사용량은 늘었다. 국내에선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라고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셀투팩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1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이 19.8%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020년과 2021년 30%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2년 24.4%, 2023년 23.5%를 거쳐 1년만에 3.7% 더 떨어져 20%대 점유율을 지키지 못했다.

기업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13.8%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1.6%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 BYD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테슬라·폭스바겐·포드·현대자동차그룹 등에 탑재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에 탑재된 SK온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5위로 2023년 5.1%에서 지난해 4.5%에 그쳤다. 점유율 7위를 기록한 삼성SDI는 2023년 4.7%, 지난해 3.7%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하락했으나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세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내수 시장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게 중국 기업의 장점"이라며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 업체 중국 CATL은 최근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을 밝혔다. CATL은 "글로벌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이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50억달러(약 7조4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스페인에 41억유로(약 6조3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도 짓기로 했다. 이 때문인지 중국 선전 증시에 상장된 CATL 주가는 지난해만 60% 넘게 뛰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은 2023년 36.2%를 기록, 지난해 36.8%까지 성장했다. 2위인 BYD도 2023년 15.9%에서 지난해 17.1%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줄었지만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캐즘이라고 분석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2023년 85.5GWh를 기록했고, 지난해 91.4 GWh로 6.9% 가량 사용량이 증가했다. SK온과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도 마찬가지로 2023년 각각 31.6 GWh·28.9 GWh에서 지난해 35.3GWh·28.9GWh의 사용량을 기록했다.

한편, 올해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 및 축소 가능성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IRA 정책 무력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전동화 전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이차전지 업체들의 가동률 또한 하락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시장 중심인 한국 3사 점유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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