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 얼어붙은 소비심리…서울 신용카드 이용액 30% 뚝

이호정 기자 2024-12-23 16:00:25
서울 종로구 음식점 밀집 거리. 사진=연합뉴스

"원래 연말에 가장 바빠야 할 시기인데 비상계엄 이후로 매출이 거의 30% 줄었어요."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42)는 23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한숨을 내쉬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연말에 모임이 있어야 단체 손님들이 카페에 와서 커피를 마시는데 이번에는 모임 취소가 잇따르며 이런 손님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길어지면 가게 운영을 접을까 고민도 든다"며 막막함을 드러냈다.

A씨의 어려움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전주 대비 26.3% 감소했다. 이는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9월20일(-26.3%)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감소율은 29.3%에 달하며 지난해 7월7일(-32.2%)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한 가맹점 카드매출액은 전국에서 27.4%, 서울에서 38.7% 감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3비상계엄 사태 이후 응답자의 88.4%가 매출 감소를 경험했으며 이 중 36%는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고객 방문 감소 추이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9.2%가 방문객이 줄었다고 밝혔다. 방문 고객이 50% 이상 줄었다는 응답이 37.7%로 가장 많았다. 

연말 경기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응답자의 61.9%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28.2%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응답해 90.1%가 연말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 상황이 어렵고 대외 여건이 불확실한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내년에는 대외 불확실성과 민생 상황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대응 조치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정 기자 hj.lee@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