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탓' 줄줄이 쏟아지는 예약취소...난감한 자영업자들

홍선혜 기자 2024-12-11 10:18:04
“누가 이 시국에 송년회를 하고 싶겠어요.”

용산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씨는 송년회 시즌에 단체 예약을 했다가 취소하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혼란이 야기된데다 계속 되는 촛불집회로 소비심리도 위축된 상태다.

자영업자들은 당장 눈에 띄는 피해는 없다고 하지만, 환율급등이 장기화 된다면 물가폭탄으로 인해 음식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격을 올린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A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을 받고 있다”며 “커플 단위로 오는 손님들은 취소를 잘 안하시는데 단체손님들은 취소를 좀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시국이 좋지 않은 만큼 이해도 가고 국회 앞에서 집회하시는 분들을 지지하는 마음이지만 장사 하는 사람으로서는 참 난감하다”고 전했다.

핫 플레이스라고 불려지는 용산의 한 술집거리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 사진=홍선혜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비상계엄령 발령 하루 전날 공주시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노쇼(no-show·예약 부도) 피해가 연간 4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대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히려 대통령이 탄핵 정국에 휘말리면서 노쇼 문제를 조장한 꼴이 돼버렸다.

특히 용산 광화문 등 주요 상권이 집약된 식당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예약은 물론 취소한다는 말없이 노쇼를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여의도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저희는 룸으로 운영하는 가게라 거의 예약위주로 많이 받는데 취소문의가 많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저녁 예약 건은 반 토막이 났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 당시 10월 하반기부터 12월까지 탄핵정국이 이어졌고 그 기간 동안 숙박시설과 음식점 생산은 3.7% 하락했다.

이 분위기는 연말까이 이어져 12월에는 1.0% 뒷걸음질 쳤으며 2016년 10월 102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화 되자 그 해 11월 96까지 떨어졌고 12월 핵소추안이 가결되자 94까지 급락했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 민간소비율은 2016 4분기 탄핵정국에 들어서면서 기존 3%대에서 1%대로 뒷걸음질 쳤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내년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9월 대비 0.3%포인트(p) 감소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 충격 상황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전망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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