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정책공감토크···질의·응답 짜 맞춘 ‘사전 연출’ 의혹
2024-12-23
안성시는 지난 10월초 안성맞춤랜드와 안성천 일원에서 바우덕이축제를 진행한 바 있다. 축제에 투입된 예산만 21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업체 선정 및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 “햄버거집이 국밥을?”···전문성 의문
시민들에 따르면 바우덕이축제의 먹거리 부스 운영에 대한 문제는 매년 반복돼 왔다. 일부 부스는 상호와 전혀 관계없고,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메뉴를 판매하는 사례가 속출하며, 이들 업체가 실제로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시민은 “예를들면 햄버거집이 옛장터에 들어가 국밥을 팔거나, 와플집이 중식코너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판매하는 식이다. 업체 선정이 공정했다고 믿기 어렵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국밥 전문점이 탈락하고 햄버거집이 국밥을 판매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 특정 업체 특혜 의혹
이번 논란에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특정 업체에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혹이다.
한 부스 운영자 A씨는 "경쟁률이 높은 상황에서도 한 업체가 2년 연속 선정됐다. 그런데 그 업체 대표의 배우자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탈락한 이유가 실력이 아닌 배경 때문이라면 정말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 B씨(40대)는 "매년 같은 업체들이 반복적으로 부스를 운영하는 것 같다. 지역 상인들이 경쟁에 참여하지만, 일부 업체는 마치 들러리로 전락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 공정성 의심되는 업체 선정 과정
먹거리 부스 업체 선정 과정에서 시 관계자가 메뉴 변경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표 메뉴를 내세우려 했는데 현장 접수를 담당한 공무원이 ‘그 메뉴는 경쟁이 치열하니 다른 메뉴로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며 “결국 다른 메뉴로 신청했지만, 정작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던 메뉴는 단 세 업체만 신청했더라”고 밝혔다.
◆ 안성시 해명에도 의혹 증폭
안성시 축제 관계자는 “경쟁률을 우려한 신청자들에게 다른 메뉴를 제안하는 경우가 있었을 수 있다. 또 업체 상호와 전문 메뉴가 달라도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체 선정 과정과 심사 평가 자료에 대한 공개 요청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축제인데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라며 “모든 시민이 축제 운영 과정을 알 권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바우덕이축제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업체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메뉴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귀영 기자 gyh03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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