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엔비디아에 납품 예정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4 12단 제품을 6개월 앞당겨 조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8단을 납품한 바 있으며, HBM3E 12단 제품의 경우 올해 4분기 중 출하 예정이다.
최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2024'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TSMC 등 파트너사와 협력해 AI 발전의 보틀렉(병목현상)을 해결하고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병목현상 해결을 위해 최 회장은 5가지 과제를 언급했다. ▲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와 수익 모델 부재 ▲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 첨단 제조공정 설비 부족 ▲ AI 인프라 가동에 드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이다.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며 "SK와 파트너들의 다양한 솔루션을 묶어 AI 보틀넥을 해결하고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HBM4, 2025년 하반기 양산 계획
특히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더 빨리 달라고 요구한다는 일화를 밝히면서, “(젠슨 황이)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HBM 최대 용량인 48GB(기가바이트)가 구현된 HBM3E 16단 개발도 처음 공식화했다. 2026년 공급 예정이었던 HBM4 12단 제품은 엔비디아 요청에 따라 개발 일정을 앞당겨 2025년 하반기까지 양산 공급한다는 목표다.
젠슨 황 CEO도 이날 영상 대담을 통해 "SK하이닉스와 협업으로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 화답했다.
대만 TSMC 웨이저자 CEO도 영상을 통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이 AI 워크로드 혁명을 불러왔다"며 양사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아무리 좋은 칩을 디자인해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며 "SK는 엔비디아와 함께 TSMC와 긴밀히 협력하며 전 세계 AI 칩의 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TSMC 등 3자간 협력을 통해 AI 혁신을 이끄는 데 3사의 글로벌 파트너십이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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