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한국 수주 낙관"
2024-09-20
여야는 14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에너지 공기업 및 관련 공공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체코 원전 수주의 수익성과 금융지원 여부 등을 놓고 격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한국이 체코 측에 제공할 금융 지원이 있는지 등을 따져 물으며 "윤석열 정권이 '체코 원전은 대박'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 및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부정적인 의견은 대부분 근거 없고 악의적인 주장으로, 체코 원전 수주는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질의 도중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힘이 '이적행위'라고 맞받으면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정부가)체코 원전 수주 자료 공개를 못한 채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체코 원전 수주는 대박이 아닌 퍼줄 것 다 퍼주고 뺏길 것 다 뺏긴 쪽박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한 질의에선 "정부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자금을 체코 정부가 자체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원전 조달 자금 24조원 중 체코가 조달하겠다는 9조원(두코바니 5호기)을 뺀 나머지 15조원을 한국의 금융기관이 장기 저금리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체코 산업부 차관이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말한 데 이어 유럽투자은행 간부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그러면서 "체코제품 현지화 60%, 미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 명목으로 최소 10%를 줘야 하는 등의 이유로 24조원에 달한다는 체코원전 수출 성과는 내용을 들여다볼수록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라고 주장하며 수주 성과를 평가 절하했다.
답변에 나선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체코 정부에 1호기를 제외한 2호기 건설 금융 지원 필요성을 물었으나 필요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15조원 장기 저금리 지원 주장을 반박했다.
같은 당 송재봉 의원은 "제대로 검증을 통해 타당성을 확인하자는 것을 '국익 훼손', '경쟁국에 도움을 주는 행위' 등의 식으로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조금 전 여당 의원은 야당이 마치 이적행위를 하는 것처럼 얘기했다. 용납하기 어려운 대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체코 원전 같은 대규모 사업은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고 정보 전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체코 정부는 물론 경쟁사들도 한국의 국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은 한국과 원전사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역사적 성과"라고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유럽연합(EU)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주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은 "아무리 야당이라고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국민이 뽑은 정부다. 국책사업을 놓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표현하나. 국회의원이 국민 위에 존재하느냐"고 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재정 지원은 주요 입찰 요건에 없었고, 장기로 거액의 저리 금융 대출을 약속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닌가'라는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의 질의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두코바니 5호기는 체코 정부 예산으로 하고, 6호기는 아직 결정이 안 됐지만 5호기와 마찬가지로 진행한다고 (체코 측으로부터) 듣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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