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자사주 매입, 회사·지역사회 위한 진심"

김효정 기자 2024-10-02 16:12:37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규모 자사주 결정을 내렸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영풍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협공으로 인수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2조원대의 회사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키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영풍과 고려아연 모두 자사주 매입 경쟁 과열로 회사에 경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현재 양측 모두 경영권 우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주 매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이사회 결정을 통해 이달 4∼23일 1주당 83만원에 320여만주의 자기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무려 2조6600여억원 규모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과 함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도 4300억원을 들여 공개 매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2.5%에 해당하는 51만여주의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합산 공개 매수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8%인 372만여주로, 전체 금액은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1주당 75만원에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측의 '쩐의 전쟁'으로 회사 주식 가치의 의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누가 승자가 되든 불필요한 자금 낭비는 물론, 주가 하락(원상복구)으로 인한 주주 피해 등도 우려된다. 특히 양측 모두 '기업 사냥꾼'이라 불리는 사모펀드와 함께 하고 있어, 향후 승리한 측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회사 자금을 통해 경영권 지키기를 하는 것이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수 결정이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며 "이는 금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 혼란 및 회사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신속히 수습하고자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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