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키우는 전삼노, 삼성전자 '파업 장기화' 불가피
2024-08-07
여름휴가가 마무리되자 산업계에 하투(夏鬪)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은 지난 5일 현업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샌드위치 연휴 파업에 돌입했다.
조선업계 노조도 부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자칫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양 업계는 생산 차질 및 납기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15일부터 18일까지 광복절을 포함한 ‘샌드위치 연휴’ 기간 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광복절에는 휴일 근로 거부를 실시했다. 이후 변형교대, 4조3교대, 자율출퇴근제 등 근무형태별로 파업 근태 또는 휴일 근로 거부에 나설 계획이다.
전삼노는 앞서 총파업에 돌입한 지 25일 만에 현업에 복귀하면서 게릴라식 파업 등을 예고했다.
전삼노는 “이제는 장기 플랜으로 전환할 때”라며 “앞으로 전개될 투쟁의 성공을 위해 지속 가능한 게릴라 파업과 준법 투쟁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삼노의 파업 목적은 뚜렷하다. 반도체 생산 차질과 사측에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다. 전삼노는 이를 위해 삼성전자 1노조인 사무직노조를 흡수해 세력도 확장했다.
전삼노의 이번 행보는 향후 임금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사회적 쟁점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제로 파업 참여 인원이 많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이에 사측은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화 참여 등 노조 달래기에 나설 방침이다.
조선업계 노조, 슈퍼사이클에 부문 파업 강행
조선업계 노조는 지난주 휴가를 마무리 짓고 하투를 본격화할 채비를 갖췄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선봉군이 돼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전체 조합원 중 65.1% 찬성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4일 상견례 이후 17여 차례 교섭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도 세계 최고 조선소를 만든 만큼 그동안 부족했던 임금과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 내용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요구했으나 사측은 아직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 요구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부분 파업에는 HD현대삼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노조 등도 참여한다. 다만 이들 노조가 HD현대중공업 노조와 어떻게 협력할지 구체화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 이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계가 노조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했다”며 “노사 갈등이 깊어질수록 납기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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