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국내에 전기차를 판매하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1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와 관련해 배터리 생산업체 등의 정보를 전기차 제조업체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통상 '영업비밀'로 취급됐다.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 등의 정보도 그동안 소비자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에 탄 전기차가 당초 공개된 것과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기차 소유주들의 불안이 커졌다. 이에 배터리 제조사를 정확하게 공개 요구가 거세졌다.
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현대자동차가 선제적으로 자사 전기차 13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뒤이어 기아와 BMW, 벤츠 등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재까지 국내 완성차업체 3곳과 수입차업체 6곳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자발적으로 탑재된 배터리를 공개한 전기차는 총 54종으로 이중 중국산 배터리 비율은 4분의 1을 차지했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수입차업체는 전기차 출시 당시나 소비자 문의 시 장착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왔다. 다만 홈페이지 등에 표시되는 제원에는 배터리 용량 외에 제조사를 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빗발치자 업체들은 자발적 공개에 나섰다.
선두로 나선 곳은 현대차였다.
현대차는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총 13종의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했다. 공개한 제조사 목록에 따르면 코나 일렉트릭을 제외한 현대차 전기차에는 모두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또는 SK온 제품이 장착됐다. 코나 일렉트릭은 중국산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공개했다.
기아도 국내 완성차업체 두 번째로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된 레이EV와 니로EV 일부 모델에는 중국 CATL 제품이 탑재됐고 나머지 모델에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됐다.
KG모빌리티(KGM)는 전날인 13일 홈페이지에 전기차인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 탑재된 배터리가 중국 BYD(비야디) 제품임을 밝혔다.
수입차업체에서는 BMW가 전날 가장 먼저 공개했다. BMW가 공개한 목록에 따르면 iX1과 iX3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iX와 i4, i5, i7 등의 모델에는 모두 삼성SDI 배터리가 적용됐다.
이번 화재 차량의 수입사인 벤츠코리아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전기차 8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했다.
불이 난 EQE는 300 트림에만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나머지 트림은 화재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최상위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나머지 EQS의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다른 모델인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EQA에는 CATL과 SK온,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EQE에 파라시스와 CATL 배터리가 번갈아 쓰였다. EQS SUV·마이바흐 EQS SUV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볼보와 전기차업체 폴스타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이 배터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볼보 XC40 리차지와 C40 리차지, 폴스타2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날 출시행사를 가진 폴스타4에만 중국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도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공개했다. 공지한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 ID.4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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