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선 긋는 이커머스… 네이버·쿠팡, 반사이익 효과?!

홍선혜 기자 2024-08-01 10:30:46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로 향후 이커머스 플랫폼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의 '불안한' 정산 시스템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정부도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나 신세계 등 대기업 유통기업은 판매한 달의 마지막 날 기준으로 40~60일 안에 대금을 정산해야 한다. 이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는 것이다.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한다면 과징금 5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지난 달 29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건물./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커머스의 경우 이러한 법이 정해지지 않아 정산 주기나 방식이 제멋대로다. 티몬은 거래 후 그 달의 말일부터 40일 이내 정산이 들어가며 길게는 70일까지 소요된다. 위메프 역시 말일 기준 2달 뒤 7일에 거래대금이 정산된다. 

이커머스 판매자인 소상공인의 경우 기간이 길어지면 '선정산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선정산 대출이란 셀러들이 판매 증빙 등을 은행에 제시하고 부족한 자금을 채우다 판매 대금을 받으면 대출금을 다시 상황하는 방식이다. 대출 기간은 최대 67일 이다. 선정산 대출을 받고 있는 샐러들이 입점한 플랫폼의 정산 주기 범위는 ▲ 쿠팡 30∼60일 ▲위메프 37∼67일 ▲ G마켓 5∼10일 ▲ 무신사 10∼40일 ▲ SSG 10∼40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매스컴에 밝혀지면서 다수의 판매사와 소비자 불안감이 가중됐다. 이커머스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졸지에 중소기업에게도 불똥이 튀었고 정상 운영 중인 업체들도 항의 전화가 빗발쳐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피해가 번질세라 다수의 이커머스 기업들은 티몬, 위메프와 선을 긋거나 안심 메시지를 띄워 판매자들을 진정시켰다.

발란은 티메프 사태로 인해 의심이 가중되자 공지를 띄워 “지난해 하반기부터 PG사와 정산 대행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안에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판매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무 상태 및 제반사항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산을 포함한 모든 거래에 대해 안정적인 자금 운용 및 예측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한 자금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번가는 공식 홈페이지에 ‘안심하고 쇼핑하세요. 다음날 100% 정산합니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인터파크트리플의 경우 피해를 두 배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큐텐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혼란이 빗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큐텐 산하의 인터파크커머스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회사”라고 밝혔으며 큐텐 계열사 인터파크커머스에 '인터파크' 사용금지 통보를 내렸다.

네이버쇼핑·쿠팡, 반사이익 보나...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네이버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총거래액(GMV) 유입 효과가 2조5000억원이 넘게 발생 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큐텐 그룹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3%인데 그 중 네이버가 1% 의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결제대행업체(PG)중 가장 먼저 환불을 진행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 2020년부터 ‘빠른 정산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서비스 도입 후 지난 7월 까지 누적된 빠른 정산 대금은 약 40조원이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 리셀 플랫폼 KREAM에서도 빠른 정산을 실행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부터 하나은행·하나카드와 함께 빠른 정산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비자 구매확정 다음날 정산 금액의 90%를 체크카드로 즉시 사용 할 수 있으며 남은 10%는 정규 정산 일에 입금된다. 쿠팡의 유동자산 7조원중 (지난해 말 기준)현금 및 현금성은 4조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로 정부는 이커머스의 정산·결제시스템과 처벌규정 등이 미비하다고 판단. 관계부처 주도로 이커머스 대상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대형 업체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서울 서초구 구 대표 자택을 비롯해 티몬과 위메프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중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