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트리플, 티몬ᆞ위메프와 계약해지
2024-07-26
큐텐의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일명 '티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소비자 환불에는 카드사 까지 합세해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판매자들에 대한 미정산 금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큐텐으로 부터 환불 자금을 받지 못해 환불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그 동안 침묵했던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일주일 만에 큐텐 지분 매각·담보로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입장문을 밝힌 상태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은 티몬 750개사 1097억원 위메프 195개사 565억 원이다. 합치면 약 17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이 추산금액은 지난 5월 판매대금 미정산금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6∼7월분이 추가된다면 금액은 더욱 불어난다.
티몬은 현재 소비자 200여 명에게 돈을 돌려준 것에 그치고 지난 27일 돌연 환불중단을 발표하고 본사까지 패쇄했다. 환불을 신청한 피해자들은 2600명 규모로 파악됐는데 이 중 260명에게 10억원 정도의 금액만 환불조치한 상태다. 위메프 역시 지난 26일 환불 중단을 선언했고 25일까지 1500명에게만 환불을 완료했다.
소비자들과 샐러들은 환불 날짜도 모르는 채 오매불망 기다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 큐텐은 해외 계열사인 위시를 통해 티몬과 위메프에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금융당국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계획을 내지 않은 상황이라 가능성은 안개속이다. 더불어 피해 현재까지 추정되는 피해금액은 이 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700억원으로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사건에는 정부도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상대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더불어 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들에게 피해 입은 소비자 대상으로 결제 취소와 환불 신청을 받도록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한 소비자들 상대로 우선적인 환불 조치를 취하고 티몬과 위메프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페이와 NHN페이코, 토스페이 역시 선 환불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싱가포르 기반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는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했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구대표가 티메프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큐익스프에스에 대한 비난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구 대표가 물러나고 후임에는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선임됐는데 마크 리 대표는 "큐텐 그룹과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의 비즈니스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큐익스프레스 역시 나스닥 상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 이나냐는 추측이 난무하다.
티메프 사태로 드러난 이커머스의 '불안한' 정산 시스템
티메프 사태로 인해 중소 오픈마켓도 피해를 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정산기간이 길어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가중 돼 이탈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이커머스 업계의 들쑥날쑥한 판매대금 정산 주기가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롯데나 신세계 등 대기업 유통기업은 판매한 달의 마지막 날 기준으로 40~60일 안에 대금을 정산해야 한다. 이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는 것이다.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한다면 과징금 5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커머스의 경우 이러한 법이 정해지지 않아 정산 주기나 방식이 제멋대로다. 티몬은 거래 후 그 달의 말일부터 40일 이내 정산이 들어가며 길게는 70일까지 소요된다. 위메프 역시 말일 기준 2달 뒤 7일에 거래대금이 정산된다.
소상공인의 경우 기간이 길어지면 선정산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선정산 대출이란 셀러들이 판매 증빙 등을 은행에 제시하고 부족한 자금을 채우다 판매 대금을 받으면 대출금을 다시 상황하는 방식이다. 대출 기간은 최대 67일 이다. 선정산 대출을 받고 있는 샐러들이 입점한 플랫폼의 정산 주기 범위는 ▲ 쿠팡 30∼60일 ▲위메프 37∼67일 ▲ G마켓 5∼10일 ▲ 무신사 10∼40일 ▲ SSG 10∼40일로 알려졌다.
두 달이 지나 셀러에게 정산하는 시스템은 분명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두 달여간 샐러들의 돈을 이용해 이익을 챙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 "지분 매각 등 사태 수습할 것"
그 동안 티메프 사태에 침묵했던 구영배 대표는 이날 드디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구 대표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본인이 보유한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이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티몬·위메프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500억원 내외로 추산한다"며 "지속해서 환불을 실시해 나갈 예정이며 큐텐은 양사에 대한 피해회복용 자금 지원을 위해 긴급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판매자(파트너사) 피해 규모는 여러 변수로 정확하게 추산하긴 어렵지만 파트너사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과 판매수수료 감면 등의 셀러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파트너사 및 금융권 등 관계 기관과의 소통 및 협조 요청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큐텐이 티몬·위메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큐텐은 현재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인수.합병(M&A)를 추진 중이다. 전략상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못하는 점은 널리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금번 사태가 수습되면, 큐텐은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조정과 경영시스템 혁신에도 나서겠다"며 "계열사간 합병을 통한 비용구조 개선,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파트너사 조합을 통한 경영과 이사회 직접 참여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오픈마켓은 큰 기업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판매자들은 쿠팡이나 대형마트 같은 직매입 계약을 하는 곳과 거래하거나 자사몰을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발표한 구대표 입장문은 꽤 구체적으로 대안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서 확실히 의지는 있어보 인다.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티메프 사태로 위기를 맞은 판매자들에게 보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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