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욕심이 불러온 참사… '위메프·티몬 사태' 이커머스 재편 가능성↑

홍선혜 기자 2024-07-26 15:33:43
큐텐그룹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번사태로 이커머스 구도가 쿠팡과 C커머스로 양분화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해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큐텐의 구영배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인 G마켓의 창업자다. 2009년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한 후 2010년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설립했다.

코로나 등으로 로켓배송에 힙을 준 쿠팡은 급속도로 이커머스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이 쿠팡의 존재감에 서서히 잠식돼 갔다. 기회의 틈을 타 구영배 대표는 인수전략을 펼쳤다. 

경영권 인수 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22년 4분기 티몬 거래액은 전년비 60% 성장했고, 올 1분기 역시 70% 가까이 성장하며 큐텐과의 시너지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초에는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와 애경그룹의 AK플라자 온라인몰 AK몰까지 인수했다.

그러나 과도한 몸집 불리기 탓인지 결국 악재에 치닫고 말았다. 이달 초에는 올해 상반기부터 티몬·위메프의 샐러들이 판매 대금 정산을 큐텐 측으로부터 받지 못한 사례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정산을 받지 못한 금액은 많게는 수억원까지 달했으며 1만명이 넘는 셀러들 중 수백명 규모로 파악됐다.

한 동안은 일명 티·메·파크로 불리면서 이커머스 4순위까지 올라섰던 큐텐은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내실다지기에 부실했던 터라 재무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애초 티몬·위메프 인수 당시 자금이 부족했는지 '주식 스와프' 방식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식은 큐텐이 티몬·위메프 지분을 가져가고 기존 주주는 큐텐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하는 새 주식을 받는 형태다.

무리한 인수에는 구 대표의 나스닥 상장이라는 목표가 있었다. 물류를 담당하는 큐익스프레스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자금을 조달키로 했지만 상장이 미뤄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해외 샐러들 에게도 정산 대금을 제때 주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의 경우 지난해 감사 보고서도 마감 기간이 올해 4월 이었지만 현재까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티몬의 자본총액은 -6386억 원이며 부채총액은 7859억 원으로 지난해(6504억 원) 보다 21% 늘어났다. 이미 2년 전부터 자금 난에 시달렸던 것이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같은 기간 한 해 동안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유동자산 1309억원의 5배를 넘어선 7193원이다. 위메프 역시 지난해 하반기 3098억원의 유동부채로 티몬과 동일하게 유동자산 617억원의 5배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이번사태로 충성고객 이탈 현상이 잦아질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월간활성이용자(MAU)는 C커머스에 밀려 10위권으로 빠져나간 상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분석한 결과 MAU는 순위는 지난달 쿠팡이 3129만 명으로 굳건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 뒤로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837만 명)와 테무(823만 명)가 2,3위를 모두 차지했다. 11번가(712만 명)와 G마켓(497만 명)은 C커머스에 밀려 4,5를 기록한 상황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MAU는 각각 830만명, 770만명으로 10위권에 머물고 있다.

C커머스 MAU가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앞으로 C커머스가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쿠팡도 1위 자리를 더 공고하게 지킬 수 있게 됐다. 최근 쿠팡은 유로 맴버십 구독 가격을 인상해 고객 이탈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인해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이커머스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네이버 역시 반사이익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총거래액(GMV) 유입 효과가 2조5000억원이 넘게 발생 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큐텐 그룹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3%인데 그 중 네이버가 1% 의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은 1등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지급 결제나 상품을 못 받기 때문에 이등, 삼등 기업은 믿지 못해 일등 기업에 집중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은 전체 소매에게 41%를 차지 한다"며 "온라인 시장은 앞으로 65% 까지 증가 될 것으로 전망 되고있다. 대형 마트가 문을 닫고 온라인 시장과 큰 버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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