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판매자 자금난 심화…위메프 대표 "피해 없도록 최선"

홍선혜 기자 2024-07-25 10:28:27
이커머스 기업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이 계속 지연되면서 중소 판매자 자금 경색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 입점 샐러(판매자)들의 도산 피해가 연쇄적으로 늘어난다면 금융권 피해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 등에 입점한 6만 곳 중 대다수가 중소 판매자다. 이들 대부분은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아 판매대금 정산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영업 중단 위기에 처한 피해자들도 발생하고 있다. 우선 정산받지 못한 대금은 5월 분인데 6~7월 대금 정산도 제대로 이루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체 미정산 금액은 한 판매자당 수십억원까지도 물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품 단가가 높은 디지털·가전이나 여행에 대한 영세 판매자 자금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형 여행사의 도산 우려도 크다.

영세 판매자들은 현재 사정의 여의치 않아 '선정산 대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이들이 줄 도산할 경우 금융권까지 피해가 번질 수 있다.  

선정산 대출이란 이커머스 샐러가 판매대금을 우선 은행에서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해당 플랫폼에서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위메프는 쿠팡 다음으로 입점사의 대출액이 가장 많으면서 정산 주기가 두 달 후로 가장 길다. 이번 사태로 인해 티몬과 위매프의 매출 및 거래액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면 자금 회전력이 열악해지기 때문에 정산 정상화에 대한 기약이 없어진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티몬·위메프 미정산금 1000억원대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는 "미정상 대금을 큐텐에서 확보하고 있다"며, "환불 자금을 충분히 준비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또 '판매자 정산대금'과 관련해 "지난주까지 위메프 정산 지연금은 400억원이었는데 현재 티몬과 위메프를 합친 미정산금은 1000억원 정도"라며 "정산 대금은 큐텐 차원에서 확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류 대표는 이날 새벽 환불을 요구하면서 전날 저녁부터 본사에 몰린 피해자들을 200여명 앞에서 사과를 하고 현장에서 환불에 나섰다.

위메프측은 결제자 이름과 연락처, 예약번호, 상품명, 환불요청 수량, 예금주 이름과 계좌번호를 종이에 적게 한 뒤 순차로 환불금을 입금해 주고 있다.

반면 티몬 본사에도 정산받지 못한 피해자들 수십명이 몰려들었지만 사측은 대응에 나서지는 않았다. 두 플랫폼 모두 현재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티몬의 경우  일대일 톡 상담, 고객센터 등을 통해 환불 신청을 받고 있으며 전날과 이날 환불금을 계좌로 이체 받았다는 인증글도 잇달아 올라왔다. 

지난달에는 큐텐의 해외 판매 대금 정산이 미납 사건에 이어 이달 초에는  위메프와 티몬까지 정산지연 사태가 번졌다. 악화된 상황으로 치닫는 사태속에서 정부도 나서서 본격적으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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