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정산 지연 문제 이달 말까지 해결…보상안 마련"
2024-07-17
티메프(티몬,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연일 떠들썩하다. 이번 사태의 주요 책임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는 논란이 발생한 지 22일이나 지나서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29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구영배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서 밝힌 직후, 뒤에서는 회생 신청을 하는 꼼수가 훤히 드러났다.
티메프가 기업 회생을 신청했지만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이상 동의, 회생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시 파산 신고까지 갈 수 있다.
미정산금 규모가 최대 1조 원 넘게 불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입점 판매자 및 소비자는 물론 연중 최대성수기 시즌에 여행사 까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올 때까지 구영배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대표직 사임에 이어, 이틀 후 공식 사과문을 올릴 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사과문에서는 "큐텐이 티몬·위메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에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는 달리 현재까지 금융당국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계획도 내지 않았다. 구 대표는 또 큐텐 지분을 전부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기업 가치는 급락한 상태다. 실효성이 없는 발언은 오히려 피해자들의 불안감만 가중시켰다.
이번 사태의 주된 원인은 큐텐의 ‘나스닥 상장’이라는 구 대표의 과도한 욕심이 불러온 참사로 보여진다. 애초 티몬·위메프 인수 당시에도 주식 스와프 방식을 사용하면서 무리하게 몸집을 불려나갔고 목표 판매건수에만 목매달아 무리한 판촉 마케팅까지 이어갔다. 임직원들조차 재무 상태를 알지 못할 정도로 기괴한 공장식 운영이 지속됐던 것이다.
더불어 목표 충족에 따라 각 조직의 인사고과, 성과급까지 판단됐다는 것은 탄탄한 기업을 구축하기 위한 선량한 오너의 마인드가 아니었다. 심지어 큐텐은 티메프의 자금을 대표 허락도 없이 쓴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는 판매자들의 미정산대금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크다. 티몬과 위메프는 그에게 있어 그저 매출 키우기 수단일 뿐이었을까
구 대표는 정부가 5600억원+α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국회의 부름에 뒤늦게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제껏 숨어 있다가 정부가 도와준다고 하니까 나타나는 것 아니냐”며 그의 탐탁지 않은 태도에 불만을 표출했다.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서는 “자금 800억 원을 동원해 이번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바로 투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구 대표는 현재 미 정산 사태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기업이라는 것은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곳이 아닌 하나의 조직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 같은 전자상거래 업태는 여러 업체들과 셀러가 유기적으로 연동 돼 있는 구조다. 구 대표의 우매한 행동으로 인해 중소업체들은 부도 위기에 처했으며 피해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기행위를 한 것과 같다. 정부는 사태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구영배 대표에게 마땅한 처벌을 내리길 바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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