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것은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었다.
오상욱은 27일(현지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를 15-11로 제치고 이번 올림픽 대한민국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오상욱은 32강전에서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지아드 엘시시(이집트)를 제치고 결승에 오른 페르자니를 맞아 초반 주도권을 잡으며 한때 14-5까지 앞서 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점을 남기고 맹추격에 나선 페르자니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해 14-11까지 쫓겼으나 마지막 점수를 획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생애 처음 출전한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개인전 8강에서 탈락했던 오상욱은 올림픽 두 번째 도전에서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전 결승에 진출, 우숭까지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한국 펜싱이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0년 시드니 대회 남자 플뢰레 김영호, 2012년 런던 대회 여자 사브르 김지연, 2016년 리우 대회 남자 에페 박상영에 이어 네번째다.
남자 사브르에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열린 도쿄 대회 때 김정환의 동메달이 올림픽 개인전 최고 성적이었다.
오상욱은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수확하며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주요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 달성 기록을 세웠다.
파리 올림픽 첫날부터 오상욱이 물꼬를 터 주며 한국 펜싱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5회 연속 올림픽 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날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김우민(강원도청)이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박하준-금지현은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 금메달 결정전에서 성리하오-황위팅(중국)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세트 점수 12-16으로 패했다.
박하준-금지현은 마지막 라운드가 된 13라운드에서 합계 21.1점으로 좋은 점수를 냈음에도 중국이 21.5점으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사격을 해 아쉽게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박하준과 금지현은 28일 열리는 공기소총 10m 남녀 개인전에 출전해 또 하나의 메달을 노린다.
직전 대회인 2020 도쿄 대회에서 은메달 1개에 그쳤던 한국 사격은 파리에서 첫 일정부터 은메달을 얻어 이번 대회 전망을 밝혔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는 김우민이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어 3위에 올랐다.
3분41초78에 레이스를 마친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3분42초21의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에는 뒤졌지만 3분42초64의 새뮤얼 쇼트(호주)를 제치고 올림픽 메달을 손에 넣었다.
한국 수영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12년 만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을 따냈다.
김우민은 예선에서 3분45초52로 7위에 자리해 8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가까스로 손에 넣었지만 힘겹게 치른 예선이 약이 된 듯 결승에서 역영을 펼쳤다.
김우민은 "황선우 등 다른 동료들도 열심히 준비했다. 내가 메달을 따며 경영 첫 날을 시작했으니, 우리 대표팀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며 "남자 계영 800m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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