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1.3조 판결 놓고 정치권 '말말말'

홍준표·이준석·조국 등 이혼소송 판결 관련 코멘트
소송 과정서 노태우 전 대통령 300억 원 비자금 노출
신종모 기자 2024-06-03 10:42:52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재판부의 판결이 나온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이준석, 조국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이번 판결에 대해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나란히 출석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3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에 ‘청년의 꿈’에 올라온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그 재산분할은 각오해야지”라며 “선경섬유가 SK 통신 재벌로 큰 계기는 노태우 대통령이 이동통신업자로 SK를 선정해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당시 선경섬유가 노 전 대통령의 도움으로 SK 통신 재벌로 성장했다고 판단하고 1조3800억 원의 재산분할이 합당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요즘 모 기업 회장의 이혼 재판 2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며 “결혼·이혼제도를 시대상에 맞게 조정하는 것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월 개혁신당 총선 공약에서 ‘유책배우자 재산의 최대 50% 수준의 징벌적 위자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제도는 이혼에 관한 ‘파탄주의 규정(3년 이상 별거 시 이혼 청구 가능)’을 명시하고 있다.  

이 의원은 “개혁신당은 표에 큰 영향이 없어도 국회의원 선거 전부터 사회제도들을 조금씩 손봐야 한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문제도 단순히 현금성 지원과 보조금의 문제뿐 아니라 결혼율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결혼·이혼 제도와 결합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최태원·노소영 애정파탄 관심 없고 정경유착 주시해야한다”며 “이들 부부가 이룬 재산이 비자금과 정경유착에 의한 범죄행위에 의한 수익이라는 점이 부각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언론에서는 이들 부부의 이혼소송에서 역대급 재산분할과 위자료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룬 재산이 비자금과 정경유착에 의한 범죄행위에 의한 수익이라고 판결을 했다는 점을 부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정 300억 원 존재 노출

이번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판결 이후 정치권에도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재판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이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난 1991년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약속어음과 메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 원이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인정한 것이다. 

당시 메모에는 김 여사가 지난 1998년 4월과 1999년 2월에 노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경 300억 원’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봉투에 50억 원짜리 어음 6장을 넣고 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에서 메모와 어음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 측은 “지난 1991년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300억 원을 건네는 대신 최 전 회장은 담보로 선경건설 명의로 이 어음을 전달했다”며 “이 돈이 1991년 태평양증권 인수나 선경(SK)그룹의 경영활동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 측이 전달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이 돈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하며 재산분할 액수를 1심의 20배 수준으로 높여 판결했다. 

다만 이혼소송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 원의 존재가 노출됐으나 재판부는 이 자금이 비자금이 맞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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