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값 내리면...라면 값도 인하해야?

홍선혜 기자 2023-06-20 14:43:24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국제 밀 가격이 지난해 9~10월 대비 약 50% 인하 하면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식품업계에 라면가격 인하를 주문했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더라도 라면을 제조할 때 필요한 다른 원재료 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어 부담감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추경호 부총리가 가격 인하의 이유로 설명한 국제 밀 가격은 말 그대로 ‘원재료’ 가격일 뿐 라면 업체가 밀가루를 매입하는 금액에는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추 부총리는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한 지난해 9~10월 대비 현재 국제 밀 가격이 50% 하락한 만큼 기업들이 적정선에 맞춰서 가격을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요구했다.

서울의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라면업계는 일제히 가격을 상향조정했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고 10월에는 팔도와 오뚜기가 각각 9.8% 11.0% 가격을 올렸다. 삼양식품은 그 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다.

당시 이들은 물류비와 원부자재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고 입을 모았지만 현재까지도 원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다각도로 검토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가격인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밀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다른 부분의 원부자재 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조정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국제 밀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최근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평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밀 선물가격은 t당 419달러(53만 6655.20 원)로 올랐다가 지난 2월 t당 276달러(35만 3500.80 원)로 떨어졌다. 그러나 평년의 201달러(25만 7,44080 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밀 선물가격 등락의 영향은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가격에 반영된다. 밀 수입가격은 지난해 9월 t당 496달러(63만 5,27680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2월 기준 t당 449달러(57만 5079.20 원)로 떨어졌으나, 평년의 283달러(36만 2,46640 원)와 비교하면 1.6배 수준이다.

밀가루 가격도 올라 지난달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10.0% 상승했고 2년 전 보다 38.6% 상승했다.

아울러 라면의 또 다른 원료인 전분은 되려 가격이 오르고 있고, 물류비까지 증가해 업계의 부담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는 공통적으로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이같은 이슈로 라면업계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19일 농심은 전 거래일 대비 2만65000원(6.05%) 떨어진 41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같은 시간 삼양식품도 전 거래일보다 8900원(7.79%) 떨어진 10만54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여름 맞춤형 물가 안정 기획 행사에 나섰다. GS25는 이번 갓세일에 △삼양로제불닭납작당면 △삼양열무비빔면5입 △삼양쿠티크트러플파스타 등 인기 라면류를 1+1 증정 행사 상품으로 포함시켰고,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농심라면 12종에 대해 2개 구매 시 1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