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아시아 기가팩토리, 인도와 협상 결렬...韓 유치 가능성은?

배터리 기술력으로 경쟁력 충분하지만, 세금 지원·노조 문제가 걸림돌
니켈 매장량 1위 인도네시아도 거론돼...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도 적극적 태도
박재훈 기자 2023-05-24 10:34:45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테슬라 제2의 아시아 기가팩토리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화제다. 최근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 이후 적격이라고 생각했던 인도와의 기가팩토리 협상이 결렬 되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를 물색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일정 중 테슬라의 CEO인 일론머스크와 대면해 기가팩토리 유치에 대한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한국이 될 가능성은 낮다. 테슬라는 '무노조' 원칙을 내세우는데, 한국 내 자동차 공장의 강성 노조가 존재하기에 큰 걸림돌이다. 또한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인니)의 경우 법인세 20년 면제 카드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올해 25%의 세액 공제로 국가 차원의 유치 노력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전경 / 사진=테슬라 


인도와의 협상이 결렬된 테슬라가 제2의 아시아 기가팩토리 유치국가 물색에 한창이다. 지난 19일 (현지시각)미국 언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대표단은 인도를 찾아 관건이었던 자동차 관세를 낮출 것을 인도 정부에 재차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와 인도정부의 견해차는 2년동안 지속되어 왔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 수입관세에 있어 테슬라가 상정한 금액보다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테슬라와 수입관세 인하로 협상을 하고 있었다.

인도의 경우 외국산 전기차에 10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전기차 수입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테슬라는 인도 현지에서 직접 전기차 공장을 짓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도에서 테슬라가 전기차를 생산하게 되면 수입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테슬라의 방식도 인도 정부와의 협의에서 끝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테슬라는 대표단을 인도에 보내 인프라 투자와 생산부품 현지 조달에 대해서는 인도 정부와 합의를 마쳤지만,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결과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사진=연합뉴스


때문에 테슬라는 다시금 기가팩토리의 새로운 후보지를 찾고 있다. 테슬라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2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가 목표로 하는 판매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설립예정인 멕시코의 기가팩토리를 제외하고도 2~3개의 기가팩토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텍사스와 독일 베를린, 중국의 상하이 총4개가 운영중에 있으며 멕시코의 누에보레온 주에 다섯번째 설립을 앞두고 있다.

다섯번째 기가팩토리 설립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도 아시아시장 공략과 추가적인 공장설립등 여러 이유로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거론됐지만, IRA에 대응하기 위해 테슬라는 지리적이점이 있는 멕시코로 결정했다. 

때문에 이번 기가팩토리는 건설은 아시아 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한국도 기가팩토리를 유치할 수 있는 국가로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접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당시 테슬라의 CEO 일론머스크와 만나 한국의 기가팩토리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당시 윤 대통령과 머스크의 만남은 머스크의 요청으로 성사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윤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한국은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기가팩토리 유치 관련 브로슈어를 전달하면서  “테슬라사가 한국에서의 투자를 결정한다면 입지·인력·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머스크는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한국 외에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대 20년 법인세 면제와 전기차 판매 부가가치세를 11%에서 1%로 인하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태국 또한 8년 이상 법인세 면제와 전기차 부품 투자에 대해 8년간 법인세 면제 등 강력한 지원책을 내세웠다. 

반면 한국 정부는 미국 테슬라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최대 25%의 투자세액공제, 투자액의 최대 50% 현금 지원(올해 예산 500억원 한도 내) 등 인니와 태국에 비해 지원 규모 차이가 확연하다. 여기에 빈번한 노사 분규와 포화된 내수 시장, 광물 자원 부재 등 단점이 부각된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1위인 배터리 핵심광물 강국이다.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강력한 지원책을 준비했고, 한국보다 인건비도 낮아 기가팩토리 유치에 있어 매력적인 후보지로 꼽힌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일전의 머스크 CEO와의 면담에서 인도네시아에 투자한다면 니켈 광산도 양보하겠다고 말한만큼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내비추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자랑하는 배터리 기술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 기가팩토리 유치에 경쟁력이 충분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경영방침과 상반되는 강성노조가 유치에 있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