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발언에 테슬라·트위터 '흔들'…화제성은?
2022-12-22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테슬라의 생산 공장 기가팩토리의 다섯 번째 공장이 어디에 유치될 지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기가팩토리라는 인프라를 유치하는 것은 시장확대와 자원확보에 나선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자 하는 국가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 문제이기에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큰 이슈다.
한국은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테슬라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한국 역시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기가팩토리 유치 경쟁국가로 인도네시아와 멕시코가 있다. 두 국가는 유치에 자신하며 합의가 마무리되는 단계라고 주장하지만 테슬라측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다.
정부차원으로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테슬라의 CEO 일론머스크와의 담화에서 공장유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지자체에서도 산업부에 유치계획서를 내면서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지로는 경상남도 포항, 경기도 고양, 강원도가 뽑힌다.
또한 최근 부산시는 기가팩토리를 유치하기 위해 산업부에 유치계획서를 내며 행동에 나섰다. 이에 김도읍의원은 제임스 김 암참(AMCHAM, 주한미국상공회의소)회장과 21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기가팩토리 부산 유치에 힘써달라 당부한 바가 있다.
한국은 세계2위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이자 테슬라 배터리의 공급업체 중 하나인 LG에너지솔루션의 본고장이라는 점과 자동차 관련 전문기술 인프라가 뛰어나 기술적인 강점으로 테슬라에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가 미국 뉴욕주 버팔로 공장에서 노조를 감행한 직원들을 해고한 이력이 있는 만큼, 한국의 강성노조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더불어 경쟁국가들에 비해 작은 내수규모와 높은 인건비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시아에서 시장확대에는 저가형 모델 판매가 중요한만큼, 테슬라가 국산 배터리보다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를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기가팩토리 유치를 위해 지난해 텍사스에 있는 스페이스X 사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만나는 등 두 차례 회담했다"라며 "머스크에게 인도네시아에 투자한다면 니켈 광산도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면서 자원의 유출을 막으려 하고 있음에도 위 같은 발언은 얼마나 유치에 힘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니켈 생산량 1위 국가이며, 인구4위를 자랑하는 만큼 한국보다 인건비도 낮다. 때문에 테슬라로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자 서로간의 이해관계도 형성할 수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세금감면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며, 전기차 생산 전에 차량용 배터리 공장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말할 정도로 기가팩토리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공장이 들어서면 6억7500만 명에 달하는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에게 닿는 관문이 될 수 있지만, 동남아는 판매되는 차량 대부분이 2만 달러(약 2500만원) 밑일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힘든 시장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테슬라는 최근 리튬 국유화에 나선 멕시코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이점을 가진 멕시코에 기가 팩토리를 세워 리튬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염두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는 리튬매장량 전세계10위이다.
최근 독일 BMW가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에 8억유로를 투자해 전용 전기차 플랫폼 뉴 클라스(NEUE KLASSE)를 생산하기로 하는 등 멕시코는 새로운 전기차 생산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테슬라가 기가 팩토리 건설을 위해 구체적인 부지 선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합의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이렇듯 각 국가별로 자원민족주의화가 되어가는 가운데,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니켈과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테슬라는 두 국가를 후보에 넣고 고민하고 있다. 한국도 위 두 국가처럼 확실한 메리트를 선보이지 않는 이상 기가팩토리의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교수는 “한국의 강성노조가 이미 해외에서도 악명이 높고, 이는 테슬라의 경영방침과 상반된다는 점 그리고 수출적인 문제와 인도네시아의 자원적 이점, 동남아로 테슬라의 시장확대, 성장 가능성등을 고려해보면 한국은 유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2030년까지 연 2천만 대 생산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7∼8개의 기가 팩토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이 경쟁국가들을 뿌리치고 제2의 아시아 기가팩토리를 유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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