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인에 설 자리 잃은 ‘수입맥주’...주류 시장 지각변동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주류 시장에서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위스키와 와인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맥주 수입액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위스키와 와인 시장이 계속해서 성행하는 이유는 경기 불황기에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립스틱 효과’가 고물가 시대를 맞이한 현 상황에 주류시장에도 스며든 것으로 풀이된다. 립스틱 효과란 경기 불황기에 다소 낮은 가격으로 사치를 즐기기에 적당한 립스틱 같은 제품의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경기침체에 자본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소비심리를 뜻한다.

2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류 수입액은 약 2억 6684만달러(3479억 8604만 4000원)로 전년 비 52.2%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2억 729만달러(2702억 4397만 3000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와인 수입액 역시 5억 8126만달러 (7661억 68만 원)로 전년 비 3.8% 성장하면서 2년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맥주 수입액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억 9510만 달러(2571억 4180만 원)로 전년 2억 2310만 달러(2940억 4580만 원) 대비 12% 줄었다. 맥주 수입 규모는 2018년 3억 968만달러 (4081억 5824만 원)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20년부터 맥주 과제 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 것에 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종가세는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지만 종량세는 양에 비례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이렇게 되면 저가로 수입되는 맥주에 대해 종가세 체계보다 상대적으로 세금을 더 부치기 때문에 수입 맥주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 매력도를 떨어뜨린다.

최근 편의점에서는 4캔에 1만원에 판매했던 수제, 수입맥주를 1만 1000원으로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올해 종량세 도입으로 맥주가격은 추가로 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최근 와인과 위스키가 성행하며 점차 수입 맥주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었고 수입맥주 보다는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매대에 차지하는 비율도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 소비층인 MZ세대들 사이에서 와인과 위스키의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도 부진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위스키나 와인의 경우 비싸더라도 립스틱 효과 처럼 개인의 품위나 만족감을 위해 구매를 하지만 맥주의 경우 소주와 같이 서민술 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에 비해 비싸지면 소비자들이 오히려 위스키나 와인을 구매하는 것보다 소비욕구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전반적으로 확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다소 멈춰져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하나 부진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업계의 추측이긴 하지만 맥주의 양도 많아지고 있고 수제맥주나 수입맥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 각종 행사까지 진행하니까 소비자들이 피로도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수입맥주 시장이 어떻게 반등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