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반값치킨' 흥행...프랜차이즈 가맹점주만 울상

홍선혜 기자 2022-08-18 10:45:19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치킨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치킨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의 갈등이 최근 치킨 논쟁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반값 치킨 판매를 놓고 가격 논란이 붉어진 것이다. 대형마트는 물가 안정이라는 취지 하에 저렴한 치킨을 내놓았지만 치솟는 인기에 최근 '당당치킨'을 되파는 리셀러까지 등장하며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진행한 배달 플랫폼의 무료 중개수수료 연장이 사실상 중단된 것 과 다름 없게 되면서 가맹점주들은 치킨 값 상승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 물가안정 프로젝트 일환으로 판매를 시작한 당당치킨은 고물가 시대에 5990원이라는 뛰어난 가성비로 호평을 받았다. 당당치킨은 6월 30일 부터 8월15일 까지 누적 판매량 38만 마리를 기록하며, 오픈런이 생길 정도로 판매에 고공행진 중이다. 이 같은 흥행에 뒤이어 이마트·롯데마트가 각각 '5분치킨', '한통치킨'을 잇따라 선보이며 저렴한 가격의 치킨대전에 뛰어들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 흥행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 치킨을 되파는 '리셀 사태'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 중고거래 앱에 당당치킨 선착순이라는 제목으로 거래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2014년 유행했던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과 비슷하다고 해석된다.

대형마트의 저렴한 치킨이 고물가 시대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받고 있지만, 치킨업계에서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붉어지고 있다. 또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의도적으로 치킨의 가격도 낮출 수 없고 주문이 줄면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며 대형마트의 저렴한 치킨 판매에 새우등 터지는 것은 소상공인이라고 불평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말복에 손님들이 대형마트로 치킨을 사러 갔는지 평소 같으면 2배는 늘어야 했던 말복날의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며 "월세 걱정 없고 단가도 낮출 수 있는 대형마트와 어떻게 경쟁을 이겨낼지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그동안 배달 플랫폼들이 코로나로 힘든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포장 주문할 때 받지 않았던 중개수수료를 차후 연장을 중단 할 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들이 포장 중개수수료까지 따로 받게 되면 사실상 치킨 값이 또 오르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포장시 용기값을 따로 받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포장 중개수수료가 발생하면 점주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안 그래도 물가 상승 때문에 소비자들이 치킨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포장 중개수수료까지 받으면 또 치킨값이 올랐다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소상공인의 호소에도 대형마트 치킨의 선두 주자인 홈플러스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반값 치킨은 당사의 마진을 최소화하며 고객의 물가 부담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판매하는 상품으로, 프랜차이즈와 대형마트 치킨은 주고객층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랜차이즈 고유의 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층은 여전히 프랜차이즈 치킨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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