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2라운드 돌입

국무조정실, 4일 오후 규제심판회의 제1차 찬반토론 진행
홍선혜 기자 2022-08-04 17:25:36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일을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일을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의무휴업 폐지 논란은 지난달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투표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며 핫이슈로 부상했다. 대통령실이 투표 결과 톱3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규제완화 안건으로 다루기로 하면서 찬반 양측의 갈등도 확산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조직적인 중복투표가 발생했다며 이를 무효화해 유통업계와 골목상권 등 이해당사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국무조정실은 이같은 여론을 감안해 4일 열린 첫 번째 규제심판회의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안건으로 올리고, 의견을 청취했다. 상황이 반전을 거듭하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와 관련된 찬반 양측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유통업계는 강제적인 의무휴업으로 기업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고 골목상권 보호의 실효성도 없는 상황인데 폐지 논의가 다소 엉뚱한 이유로 후순위로 밀리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유지해왔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투표 오류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원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의무휴업은 기업은 물론 매장 내 입점한 점주들 역시 손해를 보는 실효성 없는 제도"라며 "이번 국민제안은 유통의 본질적 의미인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의미에서 긍적적 변화를 기대했지만 허무한 결과에 낙심했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애초 실명제도 아니고 중복 투표까지 가능해서 방식이 허술한 건 아닌지 우려했는데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의무휴업 폐지가 투표수 1위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불편이 컸다는 것인데 그런 의미마저 퇴색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찬반의 입장을 떠나 일부에서는 "정부가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켜 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었다"며 단순히 규제를 없애는 것 외에 제3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권 특성이나 입지에 따른 맞춤형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노조 관계자는 "양자택일 보다는 국민 편의를 중심에 두고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규제심판회의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 1차 찬반토론 진행

이날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열린 제1차 규제심판회의에서는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를 안건으로 올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일에 대한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 국무조정실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접점을 이룰 때 까지 회의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규제심판회의는 민간전문가 및 현장 활동가 등 100여명이 주축이 돼 규제 관련 각종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도 참석해 찬성과 반대 측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측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에 대한 계속적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측은 규제 개선 논리를 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과 이해관계가 복잡한 점 등을 고려해 대형마트와 소상공인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고 대처 방안에 대해 양측이 합의될 때까지 계속해서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규제정보포털에서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해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토론도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토론은 네티즌들이 찬성·반대 의견을 밝힌 뒤 그렇게 판단한 사유와 근거, 개선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의견에 다시 댓글을 달거나, 동의하는 의견에는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표시할 수도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