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55만원' 최저임금...경영계 vs 노동계 첨예한 대립
2023-06-2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산업계가 고물가 상황 지속 상황에서 전기요금과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최근 올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해 합리적인 요금 결정 체계 마련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최저임금 결정 요소에 기업 지불능력을 포함하는 등의 개선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9일 상의회관에서 ‘합리적인 전력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59% 수준으로 37개국 중 36위이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 대비 87% 수준으로 37개국 중 22위에 있다”며 “국민에게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경우 기존에 비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헌 교수는 이어 “새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으로 원전의 수출산업화 및 원전 생태계 활력 제고, 원자력 에너지협력 외교 강화, 차세대 원전 기술·산업경쟁력 강화,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연계한 태양광·풍력 산업 고도화, 고효율·저소비형 에너지구조 실현과 수소 등 에너지신산업 육성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력산업 관련해서는 경쟁도입과 공공성 강화 등으로 의견이 갈렸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이미 도입된 원가연동제의 정착과 전기요금 규제기관의 독립성·전문성 확보를 통한 합리적 요금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교수는 “한전의 영업 손실은 전기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돈을 결국 납세자가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전의 영업 손실 확대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고려해 전기요금 정상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조성봉 교수는 또 “한전 중심의 전력 독점구조는 소비자의 선택을 막아 전력산업의 발전과 역동성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발전사업자와 소비자간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를 통해 전력 판매부문의 경쟁을 제한적으로나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구매계약은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주병기 서울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화석연료 업종의 고용과 지역경제가 입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모든 발전 에너지원이 단일시장에서 단일가격으로 거래되는 구조는 연료비 등 가격 변동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전원별 특성을 고려해 전력시장을 다원화해 나갈 것”이라며 “무엇보다 가격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안보 고려한 합리적 전원믹스 결정과 시장경쟁 통한 에너지시장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고려한 과학적, 경제적, 민주적 전원믹스 결정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이를 통해 가격시그널을 회복해야 하며 시장의 효율적 경쟁을 통해 에너지시장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원믹스는 전력을 생산하는 석탄, 원자력, 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구성을 말한다.
산업부는 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된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에너지 안보 확립과 신산업·시장 창출, 과학적 탄소중립 이행방안 마련 등의 내용을 반영한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수소, 디지털 전환 접목된 영역 등에 유연한 시스템과 경쟁 도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손정락 산업부 에너지산업MD는 “그동안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역할에 충실했던 에너지 산업을 탄소중립을 계기로 새로운 국가 주력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에너지 신산업은 재생에너지 비중확대, 수소경제, 디지털 전환과 접목된 영역에 주목하고 정부 주도 아닌 시장 주도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에너지 신산업은 기술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현가능성을 높이도록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성장은 다양한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좌우될 것이며, 이를 위해 유연한 에너지 운영시스템과 전력시장 경쟁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앞으로 세미나를 세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며, 산업, 금융, 탄소시장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전했다.
고물가 부담 가중…최저임금까지 올라 경영문제 현실화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를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 580원 수준이다.
경영계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고물가로 인한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최저임금까지 올라 경영상 어려움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5% 인상된 9,620원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최저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7.7% 수준으로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해 급격하게 인상됐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30개국 중 3위(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퍼펙트 스톰 우려가 커질 정도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가 급등 등으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져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며 “또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수많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릴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저숙련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일자리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향후 정부와 정치권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최저임금 결정 요소에 기업 지불능력을 포함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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