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는 모두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한 실질적인 수익 확보 전략에 나설 생각이다. 신년사 이전에도 통신사들은 이미 임원인사·조직개편 등으로 AI 사업에 대한 전략을 나타낸 바 있다.
SK텔레콤, 차근차근 밟아온 'AI 피라미드 전략' 넘어 '글로벌 AI 컴퍼니'로
올해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기반으로 2025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지난 2023년 9월 발표한 SK텔레콤의 AI 사업 발전을 위한 계획이다. 가장 아래 단계인 AI 인프라로 시작해 AIX 영역, AI 서비스 영역으로까지 올라간다.
결국 자사의 AI 기술을 고도화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넘어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AI 피라미드 전략의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2024년을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높였던 해로 평가했다.
이에 더해 유 대표는 2025년을 AI 활용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발생하는 목표로 잡았다. 지난 2024년에 추진했던 기업간거래(B2B) AI 사업 및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AI 기반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과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중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 유 대표는 "궁긍적으로는 기존 통신 사업의 패러다임을 AI를 통해 완전히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SK텔레콤은 올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넘어 AI 인프라 수퍼 하이웨이 구축을 위해 AI 밸류 체인 전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ALL IN AI' LG유플러스, B2B 중심 AI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 B2C까지 발전 주목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자사의 통신 및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소형언어모델 '익시젠'을 개발하고 지난해 11월에 AI 기반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AI 사업을 확대해 기업·소비자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Growth Leading AX Company(인공지능 전환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비전으로 삼아 고객 가치 창출을 핵심으로 삼는다.
특히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사람이 중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 사장은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찾아 전달하면 만족한 고객이 스스로 추천자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설명하며 이런 선순환이 LG유플러스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홍 사장은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고객 경험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와 생태계를 구성해 경쟁사들이 넘보지 못하는 독점적인 진입장벽을 세우는 구조"를 말하며 AX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런 생태계에는 데이터와 지표에 기반한 선택·집중·단계적 발전이 필요하다. 사업 및 업무의 실효성을 데이터와 지표로 확인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고객 관점으로 눈높이를 높이고 남들이 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차별적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고객 가치 창출과 AI 기술 경쟁력을 함께 언급하며 신년사를 끝냈다.
개발 대신 협업 택한 KT, 본부장 선임으로 한국 맞춤형 AI 개발 시작
김영섭 KT 대표는 신년사에서 지난해를 AICT 컴퍼니로서 변화하기 위해 역량·인력·사업의 혁신에 집중했다고 회고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올해도 인공지능과 통신기술을 결합한 AICT 컴퍼니로 발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미 AI 개인비서 서비스가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달리 KT는 마이크로스프트(MS)와의 협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김영섭 대표는 MS와의 협업을 통해 AX전환은 물론 ▲통신기술(CT) ▲미디어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AI 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와 MS는 지난해 9월 AI와 클라우드 영역에서 손잡고 5년간 2.4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양사가 협력해 올해부터 4년동안 관련 사업에서 4.6조원의 누적 매출 발생을 목표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오픈AI와 MS의 AI 모델을 기반으로 해 한국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신년사와 지난 2일 임직원과 함께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MS와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또 김 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 B2B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통신·정보통신(IT)에 이은 핵심 포토폴리오를 만들어 나가는 원년을 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인공지능과 통신기술을 결합한 AICT 컴퍼니로서 변화의 속도를 높여갈 것을 제안했다. 같은날 MS 한국법인의 클라우드 및 기업고객 담당 임원이었던 전승록씨를 전략·사업컨설팅부문 GTM 본부장으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가입자 이미 레드오션, 정부 정책·규제 속에 AI가 통신사의 숨통 틀까
통신3사의 신년사에서는 공통적으로 AI활용을 통한 매출 성장이 등장했다. 모바일 가입자가 2024년 3월 기준 인구대비 약 165.2%의 보급률을 보이면서 통신사업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확대·로밍 서비스 강화 등으로 매출 성장을 끌어올렸다. SK텔레콤은 5G 시장점유율을 48% 기록하는 동시에 B2B 사업인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을 증가시켰다. 또 SK텔레콤은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투자·협업을 통해 자체 개인언어모델(LLM) '텔코 LLM'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기업 인프라와 스마트홈 부문으로 성장했다. AI기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한 기업 인프라 부문과 AI셋톱박스·AI도우미 등 개인화 서비스를 바탕으로 가입 회선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은 AI를 활용한 서비스에 큰 매출을 올리기 전이었기에 올해부터는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나 작년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단통법 폐지안),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 등 통신과 AI에 관련된 법률들이 다수 통과돼 시행령이 준비되는 중이다.
또 통합요금제와 같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진행될 것으로 예정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 및 정책이 휘몰아치는 격동 속에서 각 통신사가 추진하는 AI 사업 전략이 시장에서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별 기자 star72@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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