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美 현지에 제철소 건설 추진…‘트럼프 무역장벽’ 암초

현대차·기아에 자동차 강판 공급 차원…투자금 10조원대
철강 관세 부과 해소…현대제철 “결정된 사항 없다”
신종모 기자 2025-01-08 11:16:59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에 자동차 강판을 원활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도날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조지아주 등 몇몇 주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판교오피스. /사진=현대제철


앞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추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이다. 메타플랜트 생산량이 확대되면 향후 연간 미국 내 생산량이 120만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어 현대차·기아 등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신규 제철소를 미국에 건설한다면 연산 수백만t 규모가 된다. 투자금도 10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00만t 규모다. 이 중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이 500만t가량에 달한다. 자동차 강판 생산량 중 400만t가량이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미국 현지 투자 검토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철강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지난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한국 철강 수입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로 축소한 쿼터를 적용했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대형 제철소 신규 건설을 통해 현대차그룹 차원의 자동차 사업을 안정화하고, 대미 사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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