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공항 구조물 외 다중 요인”… 제주항공 참사 원인 규명 주목

콘크리트구조물·조류충돌·착륙용 바퀴 등 다양한 원인 지목
"매우 복잡한 사고", 원인 규명 위해서는 조종실 음성 장치 판독 필요
한별 기자 2024-12-31 10:16:16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서 미국 전문가들에 의해 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구조물(둔덕)이 피해를 키웠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지시간 기준 30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 기사에 따르면 WP와의 인터뷰에 응한 미국 비영리 단체 '항공안전재단' 하산 샤히디 회장은 "매우 복잡한 사고"라며 "조사관들이 파악해야 할 많은 요소가 결부돼 있다"고 말했다. 

샤히디 회장은 "(공항내) 구조물 배치는 국제 표준에 따라 결정된다"며 "조사관들은 이런 구조물이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알고 싶어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예를 들어 활주로 근처의 물체들은 (항공기와의) 충돌시 부서지기 쉬운 물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제주항공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한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직 항공기 파일럿 더그 모스는 WP에 공항의 레이아웃(배치)이 참사의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주로를 완전히 평평하게 만드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에 활주로에 약간의 경사지가 있는 것은 드믄 일이 아니며 개인적으로 특이한 공항 설계도 많이 봤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모스는 "이번 것은 최악(this one takes the cake)"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스는 또 "너무 빨리 착륙했다"며 "그들은 체크리스트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같은 매체와 인터뷰한 항공 안전 컨설턴트 존 콕스 역시 구조물로 인한 공간 미확보를 지적했다. 콕스는 "사고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파일럿들이 어느 정도 통제력을 유지했음을 시사한다"며 "그들은 활주로에 훌륭하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기 구조물이 없었더라면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사고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랜딩기어(착륙용 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원인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에어라인뉴스의 제프리 토머스 편집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버드 스트라이크는 드믄 일이 아니며, 랜딩기어 문제도 마찬가지"라면서 "버드 스트라이크는 매우 자주 일어나지만 대체로 그것만으로 항공기 참사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섬왈트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전 의장은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기장으로서 10년 동안 (사고기와 같은 계열인) 보잉 737 계열 항공기를 조종했는데 랜딩 기어는 (파일럿이 수동으로) 내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진짜 질문은 여기서 일이 어떤 수순으로 전개됐냐는 것"이라며 "랜딩 기어는 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수동으로 작동가능하다는 점에서 나는 랜딩 기어가 어떤 형태로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섬왈트 전 의장은 "조종석 음성 녹음 장치를 판독할 수 있다면 그것이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별 기자 star72@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