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조, 27일 총파업 예고..."시중은행 대비 30% 임금격차"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차별 임금 해결과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오는 2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24일 IBK기업은행 본점 노조 사무실에서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파업의 취지와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차별 임금 해소 ▲체불 임금 지급 ▲총액 인건비 제도 철폐 ▲특별 성과급 지급 등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2023년말 기준 4대 시중은행 임금 평균은 1억1600만원이지만 기업은행 임금은 8500만원에 불과하다"며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사실상 같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시중은행 직원과의 임금 격차가 30%까지 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미지급된 시간외 수당이 1인당 600만원, 전체 규모로는 780억원에 달한다"며 "사측은 이를 보상휴가로 대체하려 하지만, 은행업 특성상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차별 임금과 체불 임금의 핵심 원인으로 총액 인건비 제도를 지목했다. 총액 인건비 제도는 공공기관이 1년 동안 사용할 인건비 총액을 정해두고 지급하는 제도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예산운용지침을 수립해 임금 인상률 제한 기준을 정한다.

지난해 기재부가 설정한 올해 임금 인상률 제한폭은 2.5%다. 노조는 올해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에서 2.8%의 임금인상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재부가 설정한 2.5%의 제한폭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또한 노조는 기업은행이 2021~2023년에 2조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냈음에도 초과이익에 대한 특별성과급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2조4000억원, 2022년 2조8000억원, 2023년 2조7000억원이었다. 

노조 조합원들은 오는 27일 기업은행 본점 앞에 모인 후 정부 청사까지 가두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당초 은행 업무가 가장 많을 시기인 30일 혹은 31일에 총파업을 하려 했으나,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7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7000~8000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휴가자를 제외한 인원의 90%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기업은행의 전체 직원 수는 약 1만3000명이다. 

노조는 이번 총파업이 경고성 파업으로 하루만 진행되지만, 회사가 불응한다면 추가 총파업을 벌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총액인건비에 관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파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총파업과 관련 입장을 준비 중"이라며 "고객 사전 안내 및 비노조 인력 영업점 배치 등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하 기자 guyblue@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