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블랙웰’ 출시 가시화…삼성전자에 기회·도전

엔비디아, 블랙웰 4분기 내 양산 본격화 계획
삼성전자, HBM3 칩 공급 시 시장 입지 강화
신종모 기자 2024-12-10 10:44:09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블랙월(Blackwell) 인공지능(AI) 칩에 사용될 HBM3 칩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여러 공급업체를 검토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공급 파트너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통과하면 AI 반도체 랠리에 본격적으로 올라타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실적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 HBM3E에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블랙웰을 4분기 내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애초 엔비디아는 2분기 블랙웰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발열 등의 설계상 결함이 발견돼 출시가 지연됐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부터 블랙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며 “블랙웰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로, AI과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설계됐다. 지난 3월 18일 Graphics Technology Conference(GTC)에서 공식 발표된 이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인 호퍼(Hopper)와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엔디비아에 블랙웰 AI칩을 공급하게 된다면서 새로운 기회에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 칩을 주로 공급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뒤쳐져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 퀄테스트 조차 통과하지 못하면서 HBM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된 상태다. 

AI 시대에 수요가 폭증하는 HBM에서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4조원에도 못 미쳤다.

삼성전자에서 DS 부문이 전체 수익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한 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는 엔비디아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통과했다”며 “HBM3E 칩의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4분기부터 HBM3E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전체 HBM 판매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삼성전자 ‘윈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블랙웰 AI 칩을 공급하게 되면 AI 칩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AI 관련 사업 확대로 인한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추가적인 투자 유치가 용이해질 수 있게 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어 양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블랙월 AI 칩 생산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는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 기술력 향상, 그리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야심작인 블랙웰이 성공을 거둔다면 삼성전자에도 AI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며 “다만 동시에 기술적 도전과 경쟁사와의 격차 극복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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