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판매 목표량 없다" BYD…중국산 이미지 탈피 가능할까?

업계 전문가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사용하려는 의도"
김동하 기자 2024-12-02 11:43:27
지난 19일 중국 선전시 BYD(비야디) 본사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류쉐량 BYD 아태지역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괄은 "한국 진출 첫해 판매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통상적인 대부분 브랜드들과 다르게 판매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BYD의 자세에 대해 한국 진출이 판매가 목적이 아닌 '사업 다각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BYD의 전기차 'SEAL'이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4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에 전시돼 있다. /사진=EPA


2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첫 해 판매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에 따른 업계의 반응이 갈리고 있다. 한국 시장이 까다로운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라는 입장, 한국 시장을 해외 진출의 테스트 베드 용도로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 진출 '테스트 베드'라는 의견도…반중감정 무시 못해

일부 전문가들은 '테스트 베드'라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 정서에 뿌리박힌 '반중감정' 때문에 유의미한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BYD 또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 판매 보다는 한국 시장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국가로 뻗어나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신뢰성 부족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가격과 제품성이 뛰어나도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 교수는 BYD의 브랜드 전략도 미심쩍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교수는 "가성비 전략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지만 막상 인증받는 모델의 대부분은 저가형 위주로 준비중"이라며 "결국 한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비슷한 가격대에선 우수한 성능과 옵션을 갖추더라도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높다"며 "개인 판매 보다는 렌터카, 택시 등 영업용 시장에 더 주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BYD의 한국 진출 목적에 대해 '상징적 의미'가 우선시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내놓았다. 한국 시장은 차량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곳에 진출해 몇 대를 팔았다는 사실을 우위삼아 타 국가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BYD가 결국 '저가형 전기차'로 승부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한국 시장에서 캐즘은 전기차의 가성비를 비교하는 고객층이 남아있다는 의미"라며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새로운 시장 확대의 필수 요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BYD는 탑다운 전략보다는 저가형 전기차 보급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품질이 안정화됐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바텀업 방식의 전략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러 추측이 오가는 상황에 BYD는 고객 경험을 늘리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 류쉐랑 BYD 아태총괄은 "더 많은 한국 소비자가 BYD 전기차를 체험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전시장을 설치해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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