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출하는 中 전기차...국산 전기차 위기 고조?
2024-11-19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관세 폭탄을 피함과 동시에 창구 다변화 및 수출 허브로서의 위치를 다지기 위함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국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방침인데, 한국 진출의 진짜 목적은 한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 진작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1일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비야디)는 올해 1~9월 세계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판매 점유율 22.3%를 기록하며 테슬라(11%)를 넘어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지리자동차는 3위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업계가 하향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BYD는 전년 동기 대비 31.2%의 성장률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 더불어 서방 국가들의 관세 압박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내수 판매를 넘어 유럽, 동남아시아 등 전동화 속도가 늦은 지역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 유럽처럼 관세장벽이 높은 국가에서는 현지 생산 시설 혹은 우호국가 생산 공장을 구축해 관세장벽을 우회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서방 국가 관세 장벽 높아지자 한국에 눈길?!
중국 전기차의 영향력이 커지자 미국·유럽연합(EU) 등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각각 100%,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미국 대선 승리와 함께 중국산 전기차의 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 판매책에 2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했다.
이처럼 견제책 관세장벽이 두꺼워지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으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BYD(비야디)는 지난 13일 한국 시장 출시를 위한 검토를 마치고 승용차 브랜드의 내년 초 국내에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리자동차도 자사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를 통해 2026년 1분기 한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보조금 제도 또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 차량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등 중국산에 대한 제재가 강하다.
이에 중국 업체들의 한국 진출 목적이 '수출 진작'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에 공장을 짓고 부품 조립을 국내에서 해 '메이드 인 코리아' 간판을 달고 보다 나은 무역조건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국서 조립해 판매, '메이드 인 코리아' 타이틀 필요
업계에서는 미국, 유럽 등에서 노골적으로 중국산 배제를 시행한 이후 많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에서 전기차를 조립·판매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BYD가 충북도와 협약해 전기차 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BYD가 한국에 공장을 설립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BYD의 한국 생산 차종이 저가형이 아닌 고급형 모델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비용적 측면과 더불어 중국산의 '싸구려'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한국 공장 설립비와 인건비, 전기료 등 생산비용이 중국 대비 훨씬 비싸고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위해 국산 부품을 쓰는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봤을 때 기존의 저렴한 모델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중국 전기차들이 보조금을 받지 않고 품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고가의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안착하려는 모습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BYD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공장 설립, 출시 모델 등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들의 성공은 가격이 어느정도에 출시되는지가 관건"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품질 모두 우수하다면 국내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명실상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나라 정부가 자동차 관련)첨단 산업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선 적극적인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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